모두의 작사 5주 차
와 끝났다! 끝났다? 끝났다...
내가 쓴 가사에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해보는
<모두의 작사>의 마지막 수업시간.
지난 시간에 번호 뽑기로 녹음 순서를 정했다.
나는 네 명 중 세 번째 순서였다.
서점에 도착하고 선생님이 가져오신 마이크와 각종 장비들을 보고 “우와!!” 했다. 음알못에게는 그저 신기한 것... 돌아가며 한 명 씩 녹음하고 나머지 수강생들은 두 장의 종이에 수업 후기와 최종 가사를 적었다.
선생님이 옆에서 기타 연주를 하며 녹음을 진행했다. 노래 부르다가 삐끗하면 잠깐 멈추고, 여기부터 다시 해볼까 하고 다시 시작하고. 선생님도 좀 더 노래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주법을 바꾸기도 하고.
마지막 S 씨 녹음 때는 허밍 하는 부분을 갑자기 넣게 돼서, 마이크에 둘러서서 “아 아아아~ 아아아아~” 하고 다 같이 불렀다. 너무너무 귀엽고 재밌었다.
걱정과는 다르게 녹음은 생각보다 호로록 끝났다. 다들 노래 부르기를 두려워했지만 아무도 음치가 없었다는 사실..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야기를 노래하는 떨리지만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훌쩍 지난 녹음 후에는 긴장이 풀어진 채로 웃고 떠들며, 긴긴 뒤풀이로 마지막 수업시간을 보냈다.
<모두의 작사> 수업을 처음 신청할 때의 마음은
‘오 재밌겠다.’ 정도였다. 새로운 것 해보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도예 원데이 클래스처럼 리프레시가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모든 수업을 마친 지금은 좀 더 진한 의미로 남았다.
작년 독립출판으로 만든 책과 이번 작사 수업. 이 두 가지는 내 힘으로 0부터 100까지 차근차근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을 얻는 작업이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부분의 힘을 길러보는 경험. 그래서 전보다 더 활짝 열린 마음으로 세상에 많은 재밌는 것들에 다가가 볼 수 있는 것. 이런 작은 기승전결의 경험들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요즘 노래를 듣다 마음에 쏙 들어온 가사가 있다.
*기나긴 겨울밤에 지나고
봄바람이 커튼을 적실 때
잠시 가만히 만져봐
계절이 바뀌는 테두리
*사소하게 완벽한 순간 너와 나누고 싶어
가을방학 - 루프탑
여름이 짙어지는 계절의 테두리를 느끼며 한 달이 흘렀다. 불안한 음정과 순진한 가사로 만드는 음악. 같이 웃고 떠들며 조심스레 접은 여름밤. 사소하게 완벽한 순간이 지나갔다.
웃기려고 하지 않는데 재밌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내어주신 엠프티폴더스 대표님, 서로의 가사를 함께 다듬어준 수강생 동기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또 만나기를 바라며
<모두의 작사> 수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