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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Dec 02. 2020

환상을 위한 거리

관계 속에는 적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살면서 저는 지금까지 너무도 많은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훌륭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매력에 끌려 그 사람들과 친해지려 했습니다. 연락처를 교환하고 함께 지내고 자주 만나고 하며 친목을 다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샌가 너무도 완벽하던 그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들인 건 맞지만, 점점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완벽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간혹 몇몇 사람과는 이러한 흠 때문에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 내가 사람을 잘 못 보는 걸까?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 무엇이 이런 영향을 주었는지 저는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사전의 정보를 토대로 예측을 합니다. 그리고 그 예측이 긍정적이고 좋을 때 우리는 그것을 '환상'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완벽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것에 대해 알면 알수록 우리는 우리의 예측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어떠한 것과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없습니다. 결국 어떤 사람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는 것은, 제가 그 사람과 너무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떠한 사람에 대한 환상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 사람의 매력이 너무도 매혹적이라 더욱 가까워지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에 걸려있는 그림처럼 적정한 거리 속에서만 느껴지는 아름다움도 있습니다. 작품의 매력에 이끌려 그것에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작품의 이미지보다 그 속에 박힌 모난 자국만이 크게 보일 뿐입니다. 저는 이처럼 환상이란 특정한 거리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것만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관계에 소극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때로 우리는 몇몇 사람과 흠을 들여다볼 만큼 가까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때로는 마음속에 환상으로 남는 것이 더 좋은 관계도 있습니다. 우리는 굳이 모든 사람과 아픔을 공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어떠한 것이 내뿜는 달콤한 매력에 빠져 너무도 쉽게 환상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세상에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저마다의 거리 속에서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그 거리를 잘 파악하고 그것을 항상 한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봤다면 분명 그것은 영원히 아름답게 보였을 것입니다. 


 우리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대와의 거리를 잘 파악하는 능력은 당신의 삶을 아름다움이 가득 찬 환상 속에 살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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