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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Dec 03. 2020

게으름을 이겨내는 방법

할까 말까 레버 내리기.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게으르다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지금껏 제가 살아온 것을 생각하면 저는 충분히 게으른 사람입니다. 저는 이런 게으른 제 모습이 싫었습니다. 몸속에 자리 잡은 게으름을 의식적으로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우선 게으름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게으름이 느껴질 때마다 무엇이 나에게 이런 감정을 들게 하는지 집중하며 게으름을 탐구해봤습니다.


 게으름은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해버리는 것'입니다. 집에 귀가한 후 가방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충전시키는 일.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는 일, 밥을 먹고 설거지를 바로 하는 일 등. 이런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항상 저를 고민하게 합니다.


 이런 고민거리들을 만나면 제 머릿속에는 레버 하나가 나타납니다. 수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 레버를 잡고 내리면 저는 그 행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레버를 잡고 내리는 데는 어느 정도 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힘은 그렇게 큰 힘이 아닙니다. 정말 단순하고 사소한 동작 하나만 할 정도의 힘이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할 때면 항상 몸속에서는 정체 모를 저항이 발생합니다. 몸속에 있는 무언가가 세포 하나하나를 붙잡고 뒤로 당기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저항을 이겨내기 싫은 저는 '그래 그까짓 거 다음에 하지 뭐'하며 레버 내리기를 포기하곤 했습니다.


 게으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레버가 나타났을 때 그것을 거부하는 저항을 이겨내고 레버를 내려야 합니다. 일단 레버를 내리고 나면 다음 일은 생각보다 매우 쉽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한 저는 이제부터 머릿속 레버가 나타날 때 무조건 이를 내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전보다 꽤나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몇 번씩 저항에 못 이겨 레버 내리기를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나니 이제 머릿속에 레버가 뜰 때면 항상 찬스를 얻은 기분이 듭니다. RPG 게임에서 퀘스트를 부여받은 것처럼 그것을 재미나게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떤 일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을 이미지화하니 힘들고 괴롭던 일이 재미있는 놀이처럼 변화했습니다.


 '게으름'이라고 했을 때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런 '레버 이미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게으름 메커니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이 들 때 그것을 이미지화하고 해결하여 보세오. 이는 분명 귀찮은 일을 재밌고 기대되게 바꾸어 줄 것입니다. 게으름은 이러한 사소한 생각 변화 하나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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