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미융합소 Jan 02. 2021

나이를 먹는 다는 것.

나이는 먹는 게 아니라 섭취하는 것이다.

2월 31일 23:59분. 3,2,1 댕. 댕. 댕!


TV에서 새해를 밝히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원래 같으면 종 치는 모습과 함께 생명력 넘치는 현장을 생방송으로 봤겠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아쉽게 소리로만 종소리를 들었습니다. 집 안에 울려 퍼지는 낮은 종소리는 나이가 한 장 넘어가는 소리처럼 들려 괜히 얄밉기도 합니다. 


이제 어디를 가면 우리는 전보다 1살 더 많은 나이를 말해야 합니다. 12월 31일의 나와 1월 1일의 나는 별반 다를 것 없는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전보다 조금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제야의 종소리는 이렇게 우리 나이를 하나 늘립니다. 


 하지만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우리가 나이를 완전히 섭취한 것은 아닙니다. 대외적인 나이는 한 살 늘었을지 모르지만 나이 섭취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 후 1년 동안, 우리는 또다시 시험대에 오릅니다. 이 기간 동안 얼마나 나이를 잘 식사하냐에 따라 나이를 잘 먹을지 헛으로 먹을지 결정됩니다. 식사를 잘한다면 우리는 나이가 가진 무궁무진한 영양소를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잘못 식사를 한다면 우리는 탈이 나고 좋은 영양소를 똥으로 모두 배출할 것입니다. 


 물론 저도 나이라는 녀석이 먹기 싫습니다. 맛도 없고 질기고 때로는 톡 쏘기도 하죠.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세월이란 녀석이 억지로 먹이는데 말이죠. 녀석을 이길 힘이 내게 없으니 어떻게든 이것을 잘 먹을 궁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뭐 몸에는 좋은 것이라고 하니 잘 먹으면 뭐라도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모두 지긋지긋한 나이 먹기를 또 시작합니다. 그래도 매년 질리도록 먹다 보니 어느 정도 노하우는 쌓인 듯합니다. 양념도 쳐보고 새로운 것도 곁들여 먹어보니 나름 괜찮게 먹는 방법도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금껏 쌓아온 좋은 레시피 있나요? 혹시 있으시다면 제게 귀띔 좀 해주세요. 저항할 수 없는 거 맛있게라도 먹으면 세월이란 녀석도 조금 약 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년 한 해도 제 나이 식사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염치없지만 올 한 해도 제 식사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나이 식사 잘합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무 세월이 빨리 흘렀다 생각될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