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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Jan 11. 2021

영감은 물고기다!

영감 회떠먹기.

 며칠 전 영감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영감은 휘발성이 강하고 금방 상하므로 그것을 빨리 냉동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그 생각이 변한 건 아니지만, 냉동시킨 영감도 영 제 맛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영감이란 놈은 방금 막 잡았을 때 먹는 게 가장 맛있다는 것을요...


 영감은 생선과 같습니다. 그것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넓은 바닷가 한가운데서 바늘을 던지고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낚싯대가 흔들리면 얼른 힘을 다해 떠올려야 합니다. 가끔 기대했던 녀석이 아닐 때도 있지만, 손맛은 언제나 짜릿합니다. 그렇게 수 번, 가끔 괜찮은 녀석이 낚이기도 합니다. '와 이거 괜찮다!', '대박이야!' 나름 기염도 토하고 스스로를 기특하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얼른 이것을 준비한 보관함에 넣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고기라 할지라도 오래 놔두면 금방 부패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기껏 해 잡은 녀석도 못 쓰게 돼버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잡아 올린 직 후 바로 먹는 것입니다. 냉동을 하면 녀석은 오래가긴 하지만 맛이 변해버립니다. 집에 돌아와서 꺼내보면 녀석은 언제나 처음 봤을 때보다 생기가 없어져 있습니다. 가끔은 '내가 왜 이걸 좋다고 생각했지?' 하며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영감은 역시 잡은 직후 바로 먹는 것이 제맛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별 다른 소스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뭐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게 더 영양가 있다거나 똥을 금으로 바꾼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훨씬 쉽고 재미있습니다. 역시 싱싱함이 최고의 소스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뭐 가끔 냉동도 요리만 잘하면 맛있긴 하지만 그래도 싱싱함 만한 게 없지 않나요? 어쨌든 오늘은 아쉽게 냉동을 먹지만, 내일을 싱싱한 녀석을 바로 잡아먹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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