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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Feb 10. 2021

안정적일 때 들려오는 것.

나의 안정을 가로막는 유혹의 소리.

언젠가 어떤 소리를 들은 적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하고 싶어." 무슨 소리일까? 모른 척 외면했습니다.


삶은 순탄했고 아무 걱정 없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졸업하고 취업하고 소소하게 벌면, 남들보다 뛰어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삶은 썩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습니다. 남에게 해 끼칠 일도 없고 고통스러울 것도 없는 안정적인 삶입니다. 내가 바라던 것은 아니지만 분명 괜찮은 삶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삶이 지속될수록 미지의 소리는 더욱 커져갑니다. "전부터 원하던 '그것'을 하고 싶어."


내가 지켜야 할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은 모두 내 옆에 있습니다. 내게는 이런 미지의 소리를 무시할 수만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미지의 속삭임은 나의 안정을 깨고, 나를 실수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이것은 함정이고 어리광이고 복에 겨운 소리입니다. 나는 이 소리를 무시해야 합니다. "나는 더 이상 그것을 하고 싶지 않아!"


소리의 강도는 더욱 커져 갑니다. 삶이 순탄할수록, 안정적일수록, 지루할수록 꿈꾸던 세계로 나아가라는 소리는 더욱 커져갑니다. 이 소리의 정체는 뭘까? 자꾸만 반복되는 질척임은 나를 돌아서게 했습니다. "너는 누구야!? 네가 바라 게 뭐야!?" 그리고 그렇게 돌아섰을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요.


이것은 내 마음속의 소리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 수도 없이 내 속에서 울려 퍼지던 나의 소리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위인의 말, 숱한 경험을 한 어른의 말보다 턱없이 부족한, 세상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의 소리지만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소리였습니다. 오랜 시간 누군가가 인도하는 방향으로 걸어온 내게 이 소리는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지금 네가 가는 그 길이 너의 길이 맞느냐고.


어린 시절 꿈은 잊힌 것이 아닙니다. 수천번 수만 번 울려 퍼질 동안, 내가 무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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