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정리해야할까? 회의감들 때 필요한글귀 및 명언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인스타그램을 서칭 하다 한 콘텐츠를 봤습니다. 거기에는 한 남녀의 연애사가 적혀있었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막말하는 상대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람은 어차피 변하지 않는다. 변했더라도 그건 잠깐 그런 척한 것일 뿐이다. 이런 상황이면 그냥 헤어지는 게 맞다."
저는 내 연애도 챙기지 못하는 놈이기에 커플이 헤어져야 한다 말아야 한다 판단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분의 의견에 딱히 딴지를 걸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저를 간지럽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문장입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유치원생일 때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등학생일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같다고 여기는 사람도 없습니다. 더 가까운, 코로나 시대의 '나'와 지금의 '나'도 너무나 다릅니다.
이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됐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꾸준히 죽고, 새 것으로 교체됩니다. 7년을 주기로 온 몸의 모든 세포는 완전히 새 것으로 교체됩니다. 즉 7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세포 하나하나 조차도 모두 다릅니다.
이처럼 사람이 변한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저는 이것이 상대를 자신에 맞게 변화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때, 내 발로 걸어가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사람을 내가 가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건 어렵습니다. 그 사람을 번쩍 들고 갈 것이 아닌 이상 방향도 돌려야 하고 목적지도 알려줘야 합니다. 길을 잃지 않도록 리드도 해줘야 하고,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간중간 확인도 해야 합니다. 혼자 나아가는 것보다 다른 곳으로 가던 사람을 끌고 오는 것이 수십 배 어렵습니다.
더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설명해주는 것도 안 듣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투정 부릴 수 있습니다. 처음 한 두 번이야 억지로 힘으로라도 끌고 갈 수 있지만 금방 지쳐 내 갈 길을 가기도 힘들겠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상대를 끌고 가려했던 사람은 포기합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때 사용됩니다. 이 말을 사용하면 우리는 실패를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따라오지 않은 것은 내 능력이 부족이나 내 방향의 잘못이 아니라, 상대가 변화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는 순간 이 모든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되며, 나는 상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착한 놈, 상대는 그것도 몰라준 배은망덕한 놈이 됩니다.
이는 참 편리합니다. 모든 책임은 상대에게 있기 때문에, 나는 똑같이 살면 됩니다. 자신이 했던 행동을 귀찮게 반성하거나 되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자신이 상대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이야기하며, 상대가 얼마나 불통이었는지 지적만 하면 됩니다.
물론, 이것이 나쁜 행동은 아닙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를 마치 사실인 양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게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우리는 무엇도 상대를 위해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글도 아무 의미가 없고, 여러분이 제게 남기는 댓글도 모두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변하지 않기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피하고 남들 앞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가 변할 수 있다고 믿기에 함께 지냅니다. 변할 수 있다고 믿기에 대화합니다. 하지만 만약 상대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믿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를 위해 노력하지도 서로를 위해 대화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우리는 발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