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알바를 하면서 얻은 교훈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20살 초반, 헬스장 알바를 한 적이 있다.
PT나 운동을 가르친 건 아니고 간단한 손님 안내 정도였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나 손님이 없을 때는 짬짬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헬스는 기구를 만져본 것이 다인 나는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트레이너 형은 내게 운동을 알려준다고 했다.(알고 보니 이건 자신의 보조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 유명한 3대 운동부터 근육 조각조각을 단련하는 세세한 운동까지, 형의 운동 루틴을 따라 하나 둘 배웠다. 물론 나는 초심자였기 때문에 형만큼의 운동 수행능력을 내지는 못했지만 나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기본 근력도 약하고 힘을 주는 법도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 특히 벤치프레스는 빈 봉으로 하는 것은 무척 힘겨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형과 함께 할 때 그것은 쉬웠다.
형은 봉에 10킬로를 꼽고 내게 벤치프레스를 시켰다. 원래 같으면 무서워서 한 개도 못했을 무게지만 자기만 믿으라는 형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처음 봉을 내렸을 때 미는 힘이 부족했다.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거대한 철판에 막혀 있는 기분이 들자 무섭기 시작했다. 아무리 밀어도 움직이지 않자 이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힘을 풀려는 찰나 팔꿈치 쪽에 가벼운 손길이 느껴졌다.
“할 수 있어. 힘내! 끝까지 밀어!”
형은 기합과 함께 가벼이 내 팔꿈치를 밀어줬다. 그러지 놀랍게도 봉은 너무도 손쉽게 올라갔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그것을 2회나 더 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나는 이미 바벨을 못 들었고 형이 들어 올리는 힘으로 바벨을 들었다 생각했다. 그때 형이 말했다.
“나 힘 하나도 안 썼어. 그냥 갖다 대기만 한 거야”
형을 보조해주기 전까지 나는 이것이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보조를 하고 나니 이것이 사실임을 알게 됐다. 정말 아무런 힘 없이 살짝 갖다 대기만 해도 보조받는 사람은 막혀있던 구간을 손쉽게 넘어섰다. 그리고 평소 할 수 있는 한계보다 1-2개는 더 할 수 있었다.
한계가 올 때면 나는 스스로를 다그쳤다. ‘이것도 못해? 나는 나약해? 나는 물러 터졌어’
그리곤 머리를 감싸고 의지를 다지며 스스로 독해지려 했다. 하지만 지금껏 이런 방법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적이 없다. 의지를 다진다고 해도 며칠뿐, 결국 비슷한 한계에서 막혔다. 다져진 의지는 나와 주변 사람만 힘들게 했을 뿐이다.
한계(어려움)가 왔을 때 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힘들수록 혼자 끙끙 앓으며 단단해지기보다, 고통을 토로하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제 어려움을 몰려올 때면 다음과 같이 외쳐보자.
‘형... 도... 도와줘!’
(물론 그건 어러움을 모두 해결해주는 강력한 도움이 아니라, 나를 힘나게 해 줄 가벼운 터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