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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미융합소 May 15. 2020

성공하는 크리에이터

독후 감상 작업 - 책 '더 마블 맨'을 읽고


 요즘은 크리에이터가 대세다. 많은 장비와 기계들의 발달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데 필요한 기술과 노력이 대폭 감소하면서, 별다른 능력이 없는 일반인들도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주위만 둘러보아도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뛰어드는 사람이 만연하다. 그러나 그러한 도전자들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성공한 크리에이터의 작품들을 보면 특별히 대단하거나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막상 그들의 작품을 따라해보면 그들이 받는 관심 만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성공하는 창작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창작물 중의 하나인 마블의 작가 스탠리의 다사 다난한 일대기를 그린 책 ‘더 마블 맨’에는 그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다.


 스탠이 만화를 작업하던 초기 시절 그는 단순히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책을 만들었다. 스탠이 있던 출판사 ‘타임리 코믹스’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신들의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그 시대에 유행하는 캐릭터를 따라 만들었다. 이런 방식의 창작활동은 그의 작품을 언제나 그 시대 최고 만화사인 DC의 아류로 남게 했다. 이러한 창작활동 방식에 진절머리가 난 스탠은 퇴사를 할 각오로 자신이 그동안 그려보고 싶었던 대로 만화책을 만든다. 그는 기존에 있던 완벽하고 정의로운 히어로가 아닌, 어딘가 엉성하고 부족한 히어로를 만든다. 슈퍼 히어로들은 우리가 흔히 겪는 일상적인 갈등과 고민에 똑같이 시달리며,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이미지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을 머나먼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일상을 사는 이웃처럼 느끼게 한다. 기성의 히어로 관을 깨고 스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탄생한 이 인간적인 히어로들은 그동안 DC의 벽을 넘지 못했던 타임리 코믹스를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한다.


 이러한 마블 캐릭터의 탄생과정은 성공한 창작물이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기성의 만화 체계에 순종하며 만화를 그리던 시절, 스탠 리가 만든 작품은 레플리카에 불과했다. 다른 이미지와 캐릭터를 사용했지만 히어로들이 행동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언제나 기성의 것과 같았다.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히어로들은 언제나 아류로 남았다. 그러나 그가 기성 만화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체계로 만화를 그렸을 때 그것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그만의 완벽한 창작물이 되었다. 기존에 그리던 유일하지 못한 창작물은 언제나 대체될 수 있으며, 굳이 그것이 아니어도 다른 무언가로 대체 할 수 있기에 언제나 불안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가 그만의 세계로 만들어낸 유일한 창작물인 ‘마블’은 ,모두가 알다시피, 존재만으로 상징적이며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성공한 작품이 되었다.


크리에이터로의 성공은 진정으로 창조하는 창조자가 되느냐, 누군가를 좇는 모방꾼이 되느냐에 달렸다.


 마블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크리에이터로의 성공은 진정으로 창조하는 창조자가 되느냐, 누군가를 좇는 모방꾼이 되느냐에 달렸다. 모방꾼은 단순히 성공한 타인의 성공 사례에 혹해 자신의 관념이나 철학 없이 성공한 타인을 쫓아 그 세계에 뛰어든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잠깐의 성공을 맛볼 순 있으나, 언젠가 대체된다. 진정한 창조자는 기존의 현상과 문화가 감싸고 있는 한 세계에 결점과 니즈를 찾고, 자신의 시각으로 그 세계를 재구성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창작물은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영원히 대체 되지 않으며 상징으로 남아 영원히 사랑받는다. 즉 넘쳐나는 크리에이터 세상 속에서, 성공하는 창조물을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성공할 법한 분야를 찾아 이리저리 기웃거리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계를 평가할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체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으로 세상을 재구성 할 수 있을 때, 그 크리에이터는 ‘Mavel(경이로운 결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스탠 리의 작업과정을 통해 앞서 한 질문 '성공하는 크리에이터와 그렇지 못한 크리에이터의 차이는 무엇일까?'와 '성공하는 창작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대답이 어느정도 나온 듯 하다. 성공하는 크리에이터는 스스로 세계를 창조하는 진정한 'creator'다. 반면, 실패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성공한 크리에이터를 보고 그들을 따라한 모방꾼이다. 너도 나도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의 범람하는 크리에이터 시대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창조자가 되려고 하는 준비생이라면 이제는 외부의 트렌드가 아닌 내부의 개별성에 집중하자 !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인용해 회자가 된 유명한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 마틴 스콜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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