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그림엽서 5 - 맨드라미 티
부여의 작은 " 송정 그림책 마을" - 느린 그림엽서
'맨드라미 티?'
메뉴판을 본 나는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들어보는 티 이름이다.
맨드라미로 티를 만든다고? 맛 조차 생각나지 않는, 아니 상상도 못 해본 맛이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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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일정 중에 급하게 벽화를 도와줄 수 있겠냐라는 물음에
"네"라고 대답해 버린 나는 친구들을 삼삼오오 모아 이 곳 송정 마을에 벽화를 그리러 내려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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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우리는 주민이 준비해 주신 밥을 먹으러 그 시골집으로 가게 되었는데,
때 마침 나는 사무장님과 같이 걷게 되었다.
담장이 낮은 집이라 집 안이 훤칠히 보이는데, 집집마다 빨간 꽃이 보이는 게 아닌가.
"혹시 저거 맨드라미 아니에요? 집에서 다들 키우시는 것 같은데! 전 밖에서 자라는 것만 봤었거든요."
던지는 말에 물어봤는데, 사무장님 말씀이 너무 재미있었다.
"네. 마을 사람들 한 가구당 화분 하나씩의 맨드라미를 키워요."
"네? 왜요?" 내가 물었다.
"저희 찻집에 있는 맨드라미 티 있잖아요? 저희가 다 직접 만들거든요.
맨드라미는 구하기가 어려워서 저희 각 가구에서 키우고, 정해진 날에 한 곳에 모아서 티를 만들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그림들이 착착 그려지는데, 너무 귀여운 행위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한 화분의 맨드라미를 키우는 것, 그리고 그 맨드라미를 가지고 티를 만드는 것.
재밌는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누구 하나 힘들다고 생각할 수 없는 재미있는 수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끝나자 한 집에 들어섰고, 그 마당 한켠의 맨드라미 화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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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를 바라보며 현관에 들어선 우리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며 문을 열고, 손을 닦고 책상에 앉았다.
따끈한 된장국과 시골 밥상을 앞에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밥을 먹었던 것 같다.
지금도 삼삼오오 모였던 친구들이 말한다. 일은 너무 힘들었지만, '챙겨주신 밥' 그게 너무 생각이 난다고.
난 그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맨드라미를 생각한다.
삼삼오오 맨드라미들이 언젠간 한 자리에 모이겠지.
일러스트레이터 / 에이에이 스튜디오 기획자.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실수를 할 때면,
덤덤히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마법을 거는 중입니다.
매일매일 나에게 집중하고 친절하려고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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