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그림엽서 5 - 시골 마을의 몽글 몽글
부여의 작은 " 송정 그림책 마을" - 느린 그림엽서
조심스러운 물음이었다.
몇 번이나 물어보고 싶지만, 지극히 사적인 물음이라는 생각에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 날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는 모르지만, 물어봐 버렸다.
"사무장님은 어떻게 이 부여에 오시게 되었나요?"
아주 작은 물음으로 대답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 물음이었다.
"저요? 사실 여기에 처음엔 살 생각으로 내려 온건 아니에요."
나는 그 대답 첫 문장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료하고 당차 보였던 사무장님은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이 마을에서 가장 어린 아니라고 해도 무색했다.
실질적으로 그랬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세련된 얼굴을 하던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한 달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이곳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시작되었네요. 그냥 이곳의 생활을 동경했는지도 몰라요."
일과 일밖에 모르던 20-30대를 보냈던 것 같다. 신문사에서 일했다고 했나? 기획일을 했나라고 했다는 명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굉장히 사무적이고 바쁘게 나날을 보냈었던 건 확실하다.
"그저 여기에 살 생각은 없었고, 이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분간. 근데요."
이 부분은 늘 두근 거린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나올 테니까
"여기가 좋더라고요. 외지인인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었어요. 밥을 같이 먹기도 했고, 잘 지내냐며 인사를 해주시는 거예요. 난 그게 처음이라 처음엔 어찌할 바를 몰랐거든요. 근데 그게 내가 바뀌게 된 것 같아요."
두 눈을 반짝거리며 그때를 회상하는 듯 보였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물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관심과 사랑이 싫지가 않은 거예요. 처음이라 어색은 했는데, 그리고 지금은 제가 그렇게 하죠. 이게 운명 같아요. 저에게 살아가는 의미를 주는 것 같았죠. 내가 그걸 이제는 갚아야 할 때 같아요."
한 사람이 또 한 번 반짝반짝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는 그녀 옆에서 나도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늘 틀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에 있는 반짝 거리는 그녀도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이다.
시골 마을의 몽글몽글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곧 그녀의 몽글몽글함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이곳에서 마음을 다해 일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나도 몽글몽글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러스트레이터 / 에이에이 스튜디오 기획자.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실수를 할 때면,
덤덤히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마법을 거는 중입니다.
매일매일 나에게 집중하고 친절하려고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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