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면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써 본적이 있나요?
일년 뒤, 당신이 보낸 글과 그림이 담긴 한 장의 엽서가 당신에게 "도착"합니다.
그 일년 뒤, 내가 내 자신에게 보낸 엽서를 바라보는 그런 모습을 상상했다.
누군가는 나 자신으로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누군가는 뿌듯할 모습들을 생각하자니 내가 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이런 설레임을 상상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한건, 이곳에 매년 찾아오는 방문객 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곳 송정 그림책 마을에서는 인생의 그림책이라는 콘텐츠로 이야기 찾집,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작은 마을에 연 1만 오천여명이 온다고 한다.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은 이 먼 곳에 하루의 일정을 잡고 오는 걸까?
이곳, 송정그림책 마을에는 50명정도의 인구, 23권의 이야기 책을 있다. 즉, 마을 인구의 반이 그림책을 만든 작가들인 셈이다. 원래 이곳에 작가님들이 사는 마을이었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대답은 "아니오" 다.
평범하게 농사짓고, 자식 손주들을 그리워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는 작은 마을,
그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다듬고, 그림을 배우는 시간이 약 4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약 23명의 그림책 작가들이 쓰고 그린 23권의 그림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방문객들은 그 평범할지도 모르는 인생 그림책을 보기 위해 온다는 셈이다. 그것도 하루의 일정을 온전히 비워 놓고는 말이다. 대게는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누구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고 하고, 누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나서라고도 한다.
평범할 지도 모르는 이 그림책이 어쩌면 우리네의 이야기 같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감동했어요. 너무 아름다워요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 한마디, 어쩔땐 작은 글이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큰 감동으로 남는다고 한다.
처음에 프로젝트를 했을때, 어르신들의 반응은 이랬다고 한다.
"아니, 난 뭐 특별한 것이 하나도 없어."
"난 평생 농사만 지은것 밖에 없어"
"여기 시집와서 난 맨날 일만했서 별거 없어." 등등
그랬던 어르신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다듬게 되면서 멋진 글들이 남겨지게 되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어르신들만의 그림과 함께 인생 그림책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책을 보고 있는 것도 좋지만, 옆에서 실제 작가 어르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림책 책방 사무장님의 설명까지 듣는다면 내가 이곳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다 너무 좋지만 기억에 남는 책의 줄거리를 몇 개 이야기하자면,
처음 이 곳에 시집와서 처음 짓는 상추 농사 첫 수확에 신이나서 첫 수확난 상추를 마을 집집이 나눠줬던 상추이야기. 여기서 포인트는 이 곳은 농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상추따위는 어느 밭이나 있다라는 것이다. 어르신은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쑥쓰러운 일이었는데, 그땐 진짜 너무 신기하고 좋았더라고.
할머니 꽃밭은 꽃을 너무 좋아해서 나이가 들어 계속 꽃들만 돌보니, 어느날 할아버지가 질투내고 화낸 이야기를 그램책에 담았는데 그림이 너무 이뻐서 계속 보게된다.
누룽지는 가난했던 어린시절 부잣집 친구가 가져온 누룽지를 보고 속상하고 먹고 싶었던 이야기. 그 당시에 쌀은 너무 귀해서 먹을 수 없었는데, 야학당 친구는 매일 누룽지를 가져오는데 그게 부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던 어린시절, 하지만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그땐 그랬더라 이런 이야기 들이다.
이런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나는 작은 프로젝트 기획하게 되었는데, 그 이름으 느림그린엽서라는 프로그램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먼저,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자신에 대한 키워드를 찾고,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 다음에 주어진 엽서에 자신에게 보낼 엽서를 그리고 쓰게 되는데, 막상 그리고 싶은데 그리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준비해논 "느린그림 그리기"가 가이드가 되어 준다.
마지막, 일년 뒤 나에게 보내는 글들을 엽서 뒷편에 남긴게되면 느린그림엽서는 일년 뒤, 사람들에게 보내진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의미를 부여해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또한, 이 송정 그림책 마을이 마음 한켠에 따뜻한 의미로 남겨지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곳에 지난 반년간 일해오면서 들었던 것들 느꼈던 것들, 그리고 어떤 프로세스로 일했는지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2020년 초 가을에 시작한 느린그림엽서 프로젝트는 2021.2월까지 협업하여 작업을 하였습니다. 맡았던 일은 느린그림엽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과정을 기획, 제품을 만들고, 어르신들까지 교육시키는 것까지 맡게되었습니다. 처음 이 일을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도 하고 싶은 일을 같이 할 수 있게되서 너무 꿈만 같았습니다. 그때의 일들과 감정들을 일들을 몇 개의 사진과 사용된 느린그림들을 넣어서 공유해보기로 결심하며 오늘의 글을 써 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에이에이 스튜디오 기획자.
하고 싶은일이 너무 많고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불안함을 즐기면서
실수를 할 때면, 덤덤히
"괜찮아, 그럴 수 있지" 하면서
매일매일 나에게 친절하고 있는 중이다.
- 소소한 개인 인스타그램 : areezakang
https://www.instagram.com/areezakang/
- 에이에이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 aastudio_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