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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by 생각쟁이

여러분은 왜 글을 쓰기 시작하셨나요?


저는,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모범생이었지만 기숙사에서 '노는 재미'에 늦게 빠져버렸던 한 아이는 하필이면 본수능 때 성적이 평소대로 나와주지 않는 바람에, 이른바 '걸쳐놓고' 재수를 하라는 담임선생님의 조언을 듣게 됩니다.


부모님께서 담임선생님이 콕 찍어주신 그곳으로 등록만 해 주시고 재수는 시켜주시지 않으시는 바람에, 쭉 그 길로 졸업하고 취업하고 또 계속 공부하고.. 뭐 그러면서 살다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렸지요.


뭐 수동적으로 살지 않았다면, 제가 우겨서 재수도 해보았을 것이고, 중간에 진로도 바꾸어 보았을 것이고, 저 나름의 주체적인 삶을 살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마 저 같은 분들도 많으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하라는 대로 정해진 길 안에서만 삶을 비교적 수동적으로 살아와서, 이제는 정말 더 늦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능동적으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많이 지치기도 했고요.

한참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만난 책이 최진석 교수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입니다.

최진석 교수님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일관되게 던지시는 물음이,


"나는 내 욕망에 따라 살고 있는가?"입니다.


내가 나인지, 자기 자신을 오로지 자기 자신이게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집단적 기준에 의해서 자기가 분열되지 않게, 자신에 대한 무한 애정과 신뢰를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일이고,

모든 사람의 목적은

다른 사람의 별에 박수 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빛나는 삶이 되도록.

자신이 별이 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본인에게 원하는 것이 분명하면 별처럼 살다가 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합니다.


최진석 교수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쓰기를 향한 열망을 더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필사(Feel思)와 생각들 첫 글은 2023년 10월 어느 늦은 날. SNS에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번 가져와 봤습니다.

(브런치 북에 한자가 안 들어가서 할 수 없이 Feel4와 생각들로 넣었습니다만, 원래 의도는 '생각 사'라는 한문을 넣고 싶었지요)



최진석, 인간이 그리는 무늬 중에서




이제, 여러분에게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바라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여러분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여러분은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바라는 일을 할 때,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사람은 잘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

'바람직함', '해야 함', 그리고 '좋음'에는 '내'가 없고, '우리'가 있을 뿐이고,

좋아하는 일, 바라는 일, 하고 싶은 일 속에서야 '우리'가 아닌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삶의 동력은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욕망에서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바라시는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는 잘 모르지만, 저의 소중한 글 친구님들도 모두 각자 지금 하고 싶고, 바라고, 좋아하는 일을 찾으시고 있는 과정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찾아가는 과정 중에서 힘들기도 하고, 내가 뭐 하고 있나 현타가 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때론 힘들고 지쳐도 감내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저 역시 아직도 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긴 하지만, 수동적인 삶을 살 때보다는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삶의 동력은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욕망에서 힘을 받는다고 합니다. 내가 바라는 욕망에서 출발한 삶은 삶의 동기 자체가 저희 내부에 있는 것이기에 힘들어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Alfred Souza가 지었다는 시 한 구절 마지막으로 보여드릴게요.


춤춰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 없는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좋은 밤 되세요.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

생각쟁2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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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