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어떻게 차를 우려야 좋은지 몰라서
티백을 아무렇게나 머그잔에 넣고
정수기 뜨거운 물을 대충 담아 기다렸다.
1분이면 충분한 걸 몇십 분이고 담아뒀다.
잔에 담은 티백이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더 우러나라고
전부 남김없이 나오기라 바라면서.
그 마음이 차를 망치는 줄도 몰랐다.
차에선 쓴맛이 났고 대하기 싫은 떫음만 남았다.
향이라는 것이 있는지 알지도 못했다.
사람의 욕심이 이런 것 같았다.
더 갖고 싶고
더 오래 붙잡고 싶고
더 진하게 느끼고 싶었던 마음들.
그 욕심은 쓴맛을 만을 남기곤 했다.
차에게는 고유의 향이 있다는 걸
알고 난 뒤부터는 방금 끓은 물은 기다리게 한다.
그리고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로
찻잎 위로 조심히 물을 붓는다.
충분하지 않아 보여도
찻잎을 물에 오래 두지 않는다.
그만하면 됐다고 숙우에 옮긴다.
좋은 향이 올라오고
이게 좋은 차구나 하고 깨닫는다.
입 안에 맴도는 건 욕심이 빠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