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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른 사이 Oct 08. 2024

작품 소개 6_윤채영

윤채영 (22)

춘천에서 나고 자라 여전히 춘천입니다. 그래서인지 춘천은 저를 지켜주는 울타리 같기도, 옭아매는 창살 같기도 한데요. 그런 복합적인 마음을 가지고 전시에 임했습니다. 프레임에 순간을 담으며, 지난 20년을 회고했습니다. 짧지만 또 긴 그 세월을 몇 장의 사진에 담습니다. 즐겨주세요. 




<일상>


춘천은 숲이 많기 때문에 풍기는‘음산함’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낭만은 늘 그런 곳에 숨어 살잖아요. 그곳에서 일상을 함께 한다는 건 꽤 아름다운 일이죠. 가까이서 보면 뒤죽박죽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삶도 멀리서 보면 충분히 매력적일 테니까요. 


<霧:무>


춘천의 여름은 특히나 더 습한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여름을 습도 없이는 설명하기 어려워졌거든요. 근데 어쩌면이 후텁지근한 날씨에서 분위기 있는무게감이 느껴진다고도 생각했답니다.괜히 ‘안개의 도시’가 아니니까요.




어른 시점과 어린 시점을 나눴습니다.



▶️ 어른 시점


<춘천:丈>


옛날에는 맑고 높은 여름의 푸르름을 좋아했다면, 이제는 여름에만 풍겨지는 해질녘의 정겨움을 좋아합니다. 5시에서 6시, 이 찰나의 시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기에 더 귀하고 소중하답니다. 



▶️ 어린 시점


<추억>

나가서 뛰어 노는 것이야 말로 어린이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 아닐까요. 성인을 훌쩍 넘긴 지금은 밖에서 5분만 달려도 지치는 저질 체력이 되었지만요. 어릴 때야 말로 맑고 높은 하늘, 쾌청한 바람 같은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춘천:兒>


태어났을 때부터 쭉 춘천에서 살아온 제게, 어릴 때와 지금은 춘천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답니다. 그때는 춘천이 정말 산에 잡아먹힌 도시라고 생각했어요. 요란한 숲의 도시, 엘프들이 사는 동네처럼요. 


<거기>


초등학교 뒷편에 아지트 삼을 만한 곳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냥 다같이 쓰라고 있는 공간인데, 어린 마음에 아지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나봅니다. 이런 곳이 있으면 친구들끼리 “거기”로 모이라며 괜히 진지한 척 이야기 하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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