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25)
사진작가보단 모델 일을 많이 하던 사람이, 평소에 바라보는 여름을 보여드리고자 작가가 되었어요. 어렸을 때 보이던 것들과 어른이 돼서 보이는 것들이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모두 저처럼 나이가 들면서 보고 겪는 것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사진 속에 담아보았어요.
여름을 알리는 듯한 푸릇푸릇한 풀들사이로 보이는 빛나는 윤슬. 어렸을 땐 윤슬이란 단어를 듣고사람 이름인 줄 알고 웃으며 장난치던 나는 어느새 나이가 들어 그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위해 윤슬을 소모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너무 이뻐서 눈에 담고 싶었던 그때와 너무 이뻐서 카메라에 담고 싶은 이때.
어렸을 땐 날마다 몇 번이고 보던 하늘을 언젠가부터 잘 안보게 됐다. 창문 밖을보는 대신 모니터 안을, 풀숲 속을 보는 대신 휴대폰 속을. 이제는 느끼지 못할 그때의 청량함과 추억들을 보여주고 싶다.
어른 시점과 어린 시점을 나눴습니다.
▶️ 어른 시점
내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다면 널 정말 예쁜 아이로 봤을 거야. 지금의 나는 너의 겉모습 그대로가 아닌 주변 환경까지 보게 되네. 그 안에서 얼마나 비좁고 힘들었을까.
사람이 그립고 움직이는 모든 것이 그리워서 작은 소리 하나에도 달려와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너. 다른 친구 하나 없이 외로이 사람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퍼 보인다.
▶️ 어린 시점
어렸을 땐 똥, 오줌이란 단어가 뭐가 그리 재밌었을까? 지금의 나는 보고 피할 생각부터 할 텐데 그때의 나였다면 이 앞에서 한참을 웃었겠지. 어렸을 적 내 웃음은 참 솔직하고 순수했구나.
남들이 들고 다니던 풍선이 뭐가 그리 부러웠을까. 내 손에는 분명 솜사탕이 있는데도 그들의 풍선이 너무나도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