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까진 아직 2025년 아닌가요!?

이제 보내주자, 행복했던 25년

by 아리초이

발행글이 11월, 가을에서 멈춰있다는게 나를 너무 괴롭게 했다. 이미 패딩입는 계절이고 이미 해가 넘어갔는데. 왜 저장만 해두고 발행을 못하나...

그래도 우리는 구정을 쇠는 나라니까, 설 연휴 전까지는 아직 25년이라 생각하고 발행하지 못한 글들을 마무리 해보겠다.


25년 1년은 유난히도 빨리 지나갔다. 매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작년보다 더 많이 일하고 좀더 꽉찬 한 해였던 것 같다. (물론 시간낭비도 많이하고 도파민 충전도 많이했다만..) 작년엔 차를 샀고 올해는 집을 사게 됐다. (집 사기 어려운 시국이라, MH님에게 '진정한 승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핳하)


한겨울에 집을 알아보고 무더위에 이사했다



정신없이 보낸 상반기 그리고 1년 이었는데, 연말은 더 다이나믹 했다. 11월엔 치앙마이에서 남편의 새로운 도전을 함께했고, 12월엔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자이언트 퍼피 유기견을 입양하여 우리에게 가족이 생겼다.


도전의 즐거움을 깨달은 해

12월 회고 모임을 참여하고 나서 나에게 남은 문장은 바로 “도전의 즐거움을 깨달은 해”

작년의 나는 “도전을 즐기진 않지만, 그런 환경을 마주하면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그런데 어느새 그런 환경에 자꾸 나를 밀어넣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계속해서 새로운걸 배우고, 새로운 결심을 하고 (남편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었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나인데, 변화를 추구하는 환경과 계속 도전하는 남편 덕분에 올해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졌다. 하고 싶은게 생기기 시작했다는 말. 더 정확히는, 나를 더 도전하게 하는 남편 덕분에 함께 더 멋진 경험을 하고 싶어졌다.


https://www.youtube.com/shorts/eJAIui0q8fI

"The world is playground!" 올해 본 Yes man에서..



번아웃과 커리어 고민이 가득한 시점, 웨이마크라는 진단을 해본적이 있다.
가장 놀라웠던 결과 중 하나는 내가 성취욕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았다. 나는 누군가 경쟁해서 무언가를 쟁취하거나 이기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리고 어떤 목표를 설정해두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뭐든 하겠다는 의지를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뭐 그런 욕구가 아예 없었다면 고등학교 입시도 대학도 취업도 없었겠지. 아마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나가는 일이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게 정확할 것 같다.
그만큼 하고 싶은,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없었기도 했고, 무언가 시작하면 잘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도 있었다.
웨이마크 진단과 함께 그 당시 무쇠소녀단 예능을 보고 펑펑 울면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가는게 이런거구나, 이렇게 멋진거구나, 돌아보면 어릴 때의 나는 항상 이렇게 살았던 것도 같은데 하는 생각도 했다.


올해는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었고 (물론 완독 못한 책 많음), 주말마다 성장을 위한 모임에 참여했다. 디지털 노마드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기획자 캠프 강의도 들었고, AI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영상 제작 강의도 들었다. (예기치 못한 미션캠프의 폐업으로 1강 만에 종료되버리긴 했지만.. 좋은 시도였다.) 대체로 이런일 저런일 찍먹하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올해는 이것 저것 관심 가는 것들에 조금이나마 발을 담가봤다. 일명 강의 충동구매자라고나 할까.


올해의 콘텐츠는 '성공하는 사람들은 역시 이유가 있다'며 또 울면서 봤던 <신인감독 김연경>, 올해의 모임은 업무적으로도 도움이 되었고 너무나도 따수웠던 <조니딥>, 가장 반성하고 공부하게 한 트레바리는 <요즘 시대 리더십과 조직문화> 모임, 그리고 올해 최고의 도전이자 결정은 히뭉이를 입양한 것. 20여년 동안 앓던 '강아쥐 나만없어ㅜ'병을 드디어 고쳤다.


12/17 집에 처음온 날 VS 입양 한달차
쑥쑥크는 4개월차 자이언트 퍼피 히뭉


그밖에 기억나는 올해의 순간 중 하나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아버린 것 (달리기에 대한 글은 또 서랍에 저장되어 있어서 부지런히 써보겠다.), 그리고 매년 달라진 '회사의 모든 창립기념일을 함께한 것'.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직관하고 매년 달라지는 조직의 고민을 함께한다는 것은 직장인에겐 특별한 경험이었다. 장소 대관비 0원인 서울숲 야유회로 시작해서 2주년 체육대회 레크레이션을 거쳐 3주년 워크샵 행사까지 발전했으니 꽤 의미있는 경험 아닐까. 쉽지 않은 3년이었는데, 앞으로는 더 힘든 순간도 버텨낼 수 있을 것 같고, 더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그때되서는 또 징징대고 있겠지)


26년엔 히뭉이랑 열심히 달리면서 부지런한 보호자가 되어야지. 남편과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더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는 한 해를 보내야지 다짐하며, 늦었지만 드디어 행복했던 12월을 마무리해본다.


누가 읽고 계실지 모르지만 귀여운 히뭉이 보고 가세요, 꼭이요.

(회사 슬랙에서도 맨날 자랑하고 있는 초보 반려인의 삶이란..)


https://www.instagram.com/iam.heemu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을아 가지 말아줘, 제바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