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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가지 말아줘, 제바알!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간다는 것

by 아리초이

날 좋은 날, 가을을 느끼고 있는 요즘.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고 있다.

아웃도어 포토그래퍼에 걸맞게 남편이 새벽부터 마라톤 대회 촬영으로 집을 나섰던 주말, 나도 게으르게 있고 싶지 않아 몸을 일으켰다. 가장 좋아하는 가을 날씨를 즐기기 위해 집에만 있을 수 없었고, 등산, 산책, 달리기 중 고민하다 집 앞 한강변을 달리기로 했다. 더위는 지나가고 가만히 서있기엔 살짝 쌀쌀한 날씨. 신나게 달려도 땀이 나지 않아서 러닝엔 아주 제격이었다. 날씨 덕분에 혼자서 5km를 가뿐하게 달린 날이었다.


11월 가을 날씨


아침부터 달리기를 한 뒤의 어마어마한 성취감에 힘입어 집에 들어와서는 밀린 집안일을 하나둘씩 해나갔다. 세탁기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바닥 청소기도 돌리고, 집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니 이것 또한 행복했다. 이렇게 청소할 수 있는 집에 사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하며. 세제 향이 살짝 묻어있는 빨래를 너는 것도, 쓸 깨끗한 수건이 많아졌다는 것도 너무 감사했다. 집에서 만든 커피와 먹다 남은 타르트를 데워 식탁에 앉으니 정말 행복이 별건가 싶었다.


날 좋은 날 집에서 풍경 즐기기


마치 종교에서 들을 법한 표현인데 행복한 주말, 행복감이 충만한 주말이었다. 대단하지 않지만 “너무 좋다!” 라고 느낀 작은 순간들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새삼 느끼는 모먼트였는데 행복은 정말 가까이에 있었다.


좋아하는 공간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저는 특별한 취미가 없어서..


나는 줄곧 특별한 관심사나 취미가 없다고 혹은 “취향이 뚜렷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란 말을 자주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이런걸 내가 좋아한다고 말 할 수 있나, 이 정도로 좋아해서 취미라고 말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은 접어두려 한다. 마치 1년전, 사람만나는 게 취미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처럼.


좋아하는 걸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내가 좋으면 좋은거다.
좋아하는 걸 꼭 잘할 필요도 없다.
잘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하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사소하고 소소한 것들로 행복해지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더 늘려나가기로 다짐한다.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인생을 채워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며 마무리 하는 행복 충만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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