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깎던 노인의 삶을 산다.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미래를 조금이라도 바라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까지 이렇게 방망이를 깎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면,
그래서 이 방망이가 옷감을 치기 적당한 정도로 무게감이 있고
다듬잇살이 펴질 만큼 배가 너무 부르지도 않고 너무 안 부르지도 않을 정도로
이렇게 예쁘게 깎인 방망이가 되는지를 상상해볼 수 있다면
마음이 한결 편안 해질 텐데.
바다 앞에 서서 파도가 밀려오고 가는 그 몇 번을 지켜본다.
그런 다음 파도가 이 정도로는 넘지 않겠다는 선에 발을 대고 서서
물과 나와 모래가 가까워지는 아슬아슬한 순간을 조용히 즐긴다.
파도처럼 운이 밀려오는 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내일도 오늘처럼 예쁘게 방망이를 깎다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