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iss Nov 07. 2020

걷기


옮기는 발걸음에 매일이 담겨있다.

어느 날은 속도를 내려해도 그럴 수 없이 어그적 발을 내딛는다.

종아리가 단단해지면서 무게를 더하면 무거웠던 머릿속 고민들이 내려와 테트리스처럼 쌓이는 느낌이 든다.

왼발에 고민 한 덩이, 오른발에 걱정 한 덩이

살포시 던지고 던지다 보면 어느덧 있어야 할 곳에 도달한다.

다 덜어냈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 또다시 앉아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힘을 얻는 정도이다.


어느 날은 마냥 가벼워 걷고 걷다 보면 저 멀리 열기구를 타고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집 앞에 다다르면 깃털 같던 발걸음도 돌멩이 하나하나를 짊어지듯 원래대로 무게를 잡아간다.

그러면 마냥 들뜨던 마음도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와 너무 기쁜 것을 경계하도록 한다.


걷고 걸으면서 위아래 진폭을 줄여내고 진동을 최소화한다.

살려면 걷지만 걸으면서도 산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것을 스스로 느낄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