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도, 느리지도않은
취미가 필요해.

몰입과 피로사이에서 -

by Aria mind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어릴적 부터 그런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자기 감정을 그냥 다 꺼내서 말로 내보내는 그런 친구.


" 야, 너 그렇게 이야기 하지마. 이기적인 말인것 같아 "

" 난 지금 이건 별론데 이건 담에 하고 다른데 가자 "

" 나는 이제 그만할래. 너는 하고 싶음 해~"


와, 어떻게 저렇게 있는 그대로 속에 있는 말을 다 꺼낼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내 감정이 뭔지도 모르는데 ..


어쩌면 , 저는 제 감정을 꾹꾹 누르고 참으며 자랐던 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알아가는 실험들


최근에 여러가지 활동을 해보는 중이에요.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줄곧 저는 취미도 혼자하는 취미를 즐겨하곤 했습니다. 그냥 내게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혼자 온전히 즐기는 취미로 에너지를 충전하곤 했어요.


객관적인 내모습은 어떨까. 혼자 하는 활동들, 프리랜서 생활.. 사회에 온전히 머무르지도 못하는 내 환경에서 객관적인 나의 모습은 점점 흐려져만 갔어요.

어디선가 봤는데 나이가 들수록 내 모습에 대해 교정해주거나 지적해주는 일이 줄어들면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럼 나의 모습은 어떻게 알아 볼 수 있을까..


사람들 속에 나를 던져보는 경험.


요즘은 I 중에 I 인 제가 사람들 사이에 스스로를 던져 보며 체험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피로감에 집에올때 검정 눈물을 눈밑에 달고 오지만, 느끼는 점들이 선명했습니다.

체험하는 사람들이 나에대해 직접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그 분위기 속에서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이렇게 반응하는 구나' '나는 이런 감정을 좋아하고, 불편해 하는구나' 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며 느끼지 못했을 감정이었겠죠..?



최근, 도예체험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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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물레/ 제가만든 접시/제가 만든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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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약으로 작업한 도자 공예품들


이 것은 전시 되어있는 것들이었는데 ,유약이라고 색을 입히는 약재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제가 간 곳은 전기가마를 이용하는 곳이었어서 여러가지 색상은 낼 수 없었습니다.

가스가마나 장작가마에서 사용한다면 상당히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건물주들이 가스가마는 가스사용과 유독가스 문제 때문에 설치를 금한다고 하네요)




흙을 만지고, 빗는 체험은 감각에도 좋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어서 신청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일 체험에서 저는 또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예술, 창작 취미(도예, 캘리, 페인팅..등)등은 느린 흐름이 강해서 저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은 있었지만 너무 느린 박자를 가진 취미에 제가 크게 몰입 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몰입과 분산되는 흐름에 피로감이 들더군요.


조금 덜 빠르고, 조금 덜 느린 취미를 갖고 싶다...


물론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또 오랫동안 하다보면 이 시간도 자연스레 피로감이 떨어지는 취미가 되겠죠. 뭐든 익숙하면 힘이 자연스럽게 떨어트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취미라는 것은 어떤것을 선택할 때 그 동기가 강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 외에 시간에 어느정도의 열정을 그 곳에 담을 수 있는 가는 취미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되니까요.

최근에 움직임 체험도 해보았는데 거의 누워서 손가락 발가락만 움직이는 체험이었습니다. 그 체험도 운동후에는 몸이 편해지는 느낌을 갖게 되었어요. 하지만 중간에 굉장히 잡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충분히 몰입되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는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덜 빠르고 조금 덜 느린.. 그런 취미를 갖고 싶다..

저는 참 애매한 리듬을 가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분명하고 선명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감정이 명확한 사람.

어쩌면 그래서 어릴적 자기 감정을 무례하다고 느끼면서도 선명하게 꺼내서 표현하는 그 친구가 부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추구하고 뭐를 하는 것이 좋은 지 잘 아는 사람 말이죠.


근데 어쩌면 회색지대인 저는 이리도 저리도 유연하게 흐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느쪽에서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그런 불만이 생겼습니다.


스스로 색이 분명한 사람이면서도, 어디에도 스며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회색지대에 머무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서요.

아직도 저는 저의 색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 같아요.


물론, 2-3년전에는 등산과 수영에 푹 빠졌었답니다.

그것도 누가 '어느산 다녀왔어?' 수영은 '기록은 얼마나 돼?' 라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취미라고 말하기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저는 목적을 위한 취미를 가져본 적이 없거든요.


등산은 오르기 보다, 산 안에 있는 내가 좋았던 거였고

수영은 테크닉과 기록을 위해서라기보다 물 안에서의 감각이 좋았던 거였거든요.


무언가를 '잘' 해야 하는 마음을 갖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다보면 잘 하게 되는거고 오래하면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는.. 그런 과정이 좋았습니다.


운동하시는 분들께도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마 제 철학이기도 한 듯 싶습니다.

재수를 하는 한 학생이 운동을 하다가 묻더군요

" 선생님.. 그러면 , 저는 이 동작 언제 잘 하게 돼요? "


" 잘 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하다보면 어느순간 되는거야. 그냥 그 순간을 잘 느끼려고 하고 작게 시도해보고

하다보면, 어느순간에 되는게 진짜지. 그건 흉내내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 "


왜 우리는 무언가를 '달성'해야만 잘하는 거라고 생각 할까요?

기록갱신이나 대단한 체험을 하면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그런게 있는걸까요? (사실 가끔은 취미인데도 선수처럼 하시는 분들이 대단해 보이긴 합니다만 ㅎ)


하지만 저는 그냥 취미는 그 안에서 내가 계속 즐기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미는 내면의 신호



거두절미하고, 취미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도 지나치게 신중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 다양한 동적이면서도 정적인 활동을 찾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취미를 선택하는 시기에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산이나 수영이 좋았던 그 시기엔 심리적으로 불안했었던 시기었는데 담당 심리상담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너무 우울 한 사람들은 감각을 잘 못 느낀다구요. 어쩌면 그래서.. 무의식 적으로 스스로를 그런 환경에 두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살기 위해서 말이죠.

산이나 물이 있는 감각적인 공간에 스스로를 데려가는... 생존을 위한 어떠한 본능적인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창 2-30대에 여행에 미쳐있을 때에도 뭔가 대단히 돈을 많이 쓰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주변사람들이 보더군요. 유학 다녀온 사람이라고도 보던데; 하지만 저에게 그 여행은 보여주기 식이나 부의 자랑.. 그런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지나고 나서 보면 저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던 저의 가정 분위기에서 어딘가 도피해서 떠나가서 살아있는 느낌을 느껴보는것, 낯선, 아무도 나에대해 모르고 누구도 나에대해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것.

나를 나대로 두는 곳.. 그런게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적으로도 여유가 생겼고 제가 제 감각을 매일 선명하게 느끼려고 노력하는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 나를 꾸준히 돌보는.. 그런느낌의 취미를 갖고 싶은 것 같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선택의 과정을 돌아보니, 앞으로 어떤 취미를 갖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취미 선택 또한 제 내면의 무언가가 저에게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주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도 감각에 귀 기울이며, 나에게 맞는 걸 찾아가고 싶습니다. 어쩌면 회색지대같이 살았던 저도 스스로가 뭘 원하는지 직감적으로 선택하며 살아왔던 게 아닐까요.


이번주, 이번달, 그리고 남은 하반기를 어떻게 선택해 나갈지 천천히 선택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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