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하면 나를 잘 알 수 있을까?

내안의 소리를 찾아,

by Aria mind


요즘 사람을 만나도 어떠한 감정도 일지 않았다.

‘반갑다’ ‘즐겁다’ 같은 감정의 결이 희미해졌고 감정은 그저 시공간에 떠 있는 느낌.

다만, 이 사람이 좋다 보다는

뭔가 안 맞는다 는 불편함만 또렷하게 남았다. 최근 어떤 수업에서 누가 나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나는 대답했다.

“ 같이 있으면 불편한 사람이요.”

그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물었다.

그런 '싫다. 불편하다'의 감정만 가지고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그 물음은 내 안에서 공기처럼 떠다녔고 특별히 크게 감정 없는 일상은 편하긴 했지만

어딘가 정처 없이 떠 있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혹시 가슴뛰며 운동하고 몸으로 모든것을 분출하던

‘교감신경 위주의 삶에서 이제 부교감신경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환경에 나를 잠시 더 두어보면 뭔가 떠오르지 않을까.



명상이라는 느린 문을 두드리다.



명상은 부교감신경을 높이는 데 좋다고 들었다. 그 직감에 이끌려 명상 체험을 신청했다.

인트로 세션이었고 반신반의 상태였다.

원래는 그룹 클래스였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1:1로 진행하게 되었다.

요즘은 이상하게 그룹을 신청해도 자꾸 1:1을 권유받게 된다.

우연일까 흐름일까.

명상 선생님은 간단히 이론을 설명해주셨다.

나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이 말했다.

“혹시 설명 중에 질문 있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그 순간부터 선생님은 미궁에 빠지셨을 거다.

이론에 관한 질문이 나올 줄 알았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약간 당황한 듯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질문의 수준이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조심스럽네요.”

그럼에도 정말 열심히 성의껏 답해주셨다. 그리고 나에대해 알려주셨다.


“ARIA 님은 파장이 굉장히 넓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감정을 다루는 나의 방식



“예를 들어, 오늘 뭐 때문에 화가 나셨어요?”

“운전하고 오다가 화가 났어요.”

“그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셨어요?”

“원래 좀 화가 나면 꾀 가는 편인데, 오늘은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빨리 날려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 대답이 선생님이 예상했던 방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표정이… 약간 멈칫했달까. 그래도 웃으셨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음 목표를 위해 감정을 덮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지만, 그건 일시적인 해소일 수 있어요.

감정은 ‘내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먼저입니다.”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뭔 소리야. 기분 나쁘게 만든 건 상대쪽인데,

왜 그걸 내가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지?’

나는 남에게 피해 주는 행동에 예민한 편이다.

특히 운전처럼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불편을 끼치는 일은

나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런 감정까지 ‘온전히 내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니…

쉽게 납득되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감정은 깨끗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그게 무슨 말인지 어렵게 느껴져서

집에 돌아와 조용히 정리해보았다.





감정을 처리하는 3가지 방식이 존재한다고 한다.

1. 억누르기

2. 표현하기

3. 인정하기


그리고 정보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몇 가지가 있다고 하셨다.

• 흘려보내기:

어떠한 정보에 대해 ‘난 이미 알아.’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 이런 생각으로 외부 정보를 무시하거나 흘려보냄.


• 휘둘리기:

에너지나 정보에 대한 지식에 대한 것, 즉 상대의 말이나 에너지가 내 기준보다 강할 때 흔들림.


• 부딪히기:

서로 가 가진 생각 정보 지식에 대한 말이 이해되지 않거나,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 충돌 발생.

이런 반응들은 모두 의식이 외부로 향해 있을 때 일어난다고 했다.


의식을 내부로 돌리는 방법, 즉 감정을 처리하기전에

그 감정을 바라보고, 깨끗하게 흡수하는 것.

⸻ 그 과정이 선행 되어야 한다는 것


명상에서 말한 감정 인식의 흐름은 이랬다.

Awake → Feel → Watch → Accept → Choose

(알아차리고 → 느끼고 → 바라보고 → 받아들이고 → 선택한다)

이 과정을 일상에서 적용해보라는 것이 이 곳의 명상훈련이었다.



내 안의 습관들 생각해보면

나는 감정을 1번, 억누르기 방식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쌓인 그것들이

어느 순간 2번, 표현하기로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적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휘둘린 기억도 있다.

그건 내가 무언가를 확실히 알지 못해서였을까? 사실 모르겠다. 이론상

명상에서 그렇다고 하지만, 난 오히려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 내게 좋은 조언을 해줄 거야’

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내 지인들이 정보와 에너지를 던졌을 때

휘둘렸던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정보의 정확성보다는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잘 아느냐, 나와 오래했으니 내 마음을 충분히

알겠지, 등을 더 중요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방향을 잡아야 할 시기



선생님은 내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다만,

“방향을 잘 잡아야 할 시기다” 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셨다.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에요. 방향을 잘 잡고 사용하면 좋게 갈 수 있을 거에요 ”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니, 사실 나는 이 부분도 어떤 에너지인지 다 물어보지 못햇지만

아마 에너지의 조절과 써야할 곳을 잘 정해서 쓰지 못하고 모든 상황에서 다 모든 것을 부어버려

나를 소진시킨것은 나도 알고 있다. 1-2시간의 이야기로 나를 다 알게 되었다면 그것은 점집이었겠지 ㅎ


내가 지금 허공에 떠 있는 정처없는 느낌은 에너지를 조절못하고 써버린 수많은 시간과 그 이후에 상처들 그리고 지금은 어떤것도 선택하지 못한채 멈추어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닐까..




수업은 끝났지만, 감정은 시작되었다




명상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그날은 생각보다 편안하게 흘러갔다.

1시간 수업이었는데, 어느새 2시간이 넘게 지나 있었다.

마지막에 나는 이렇게 물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명상을 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광신도처럼 매달리는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간절했던 걸까.

선생님의 대답은 짧고 단단했다.

“되어지는 대로.”


그리고 덧붙이셨다.

왜 명상을 하러 오셨어요?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상담도 해봤고, 책보는 걸로 몰입해서 이겨내려고 1년 동안 해보기도 했어요.

덕분에 눈도 안 좋아졌고.. 이제는 운동해도 예전처럼 회복이 잘 되지 않아요.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들로는 더 이상 충족이 안 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말을 덧붙였다.

“명상이 부교감신경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여기 온 건,

어쩌면 무의식 중에 스스로가 이걸 필요로 해서 스스로를 이끌고 온 게 아닐까요?”


나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강하다고 믿는다.

죽고 싶다면서도 어디선가 다시 살아갈 힘을 짜내는 존재.

그게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정처 없이 공기처럼 떠돌다가 무언가에 이끌려 명상을 찾았을지도.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말로는 못하지만

늘 어떠한 것으로 해결해 왔던 것 같다. 책 - 자연- 여행- 운동- 명상


사람에게서 느끼는 것을 잃어버린 나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문득 ‘느끼는 것을 잃어버린 나’를 깨달았다.

예전에 해맑게 느끼고 살았던. 나의 모습과 지금이 슬펐다.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언제부터 나는, 느끼는 걸 멈춰버렸을까?”


사과는 빨갛다 라고만 말하고

사과는 먹고 싶다.

그처럼 단순한 감정,

직접적이고 맨살 같은 느낌을

나는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대신 이런 식으로 생각하곤 했다.

“난 당신이 계산적으로 느껴져.”

“당신은 진심이 아닐 것 같아.”

나는 그걸 감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감정이 아니라 빠른 판단,

즉석에서 만들어낸 해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철저하게 방어하고 혼자 그게

100프로 맞다고 느끼며 지내온 거 아닐까..?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해석해버리는 습관

상대의 말 한마디,표정 하나,뉘앙스,온기,흐름까지

나는 너무 빠르게 스캔하고 의미를 붙여왔다.

그건 분명 ‘능력’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그 능력이 나를 지치게 만들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느끼지 못하게 했던 것 같다.

상대를 조금 더 바라보고 느껴보려고 한다면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은 더 사랑스럽고 재미있지 않을까..


****

슬픈 건 슬픈 거지, ‘슬픈 나’는 아니다.

슬픔은 지금 ‘경험되고 있는 상태’일 뿐이고

그 감정은 나의 일부일 뿐, 내가 감정 그 자체는 아니다.


감정을 바라보라고 한다. 기쁜건 그냥 기쁜것 아픈건 그냥 아픈것.

기쁜나, 아픈나로 잠식되면 안된다. 그건 내가 아니라 감정이기 때문에..

감정과 나를 분리 시키는 연습 . 깨끗하게 바라보는 연습. 조급하지 않고 되어지는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이 모든것이 훈련되는 과정이 명상이라고 나는 정리해 본다.


욕심내지 않고 오늘부터 작은 연습을 시작해보려한다.

맞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떠오르는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느껴보기, 감정은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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