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질대장정, 영덕편
부산에서 시작된 해파랑길은 영덕땅에 들어서면서부터 블루로드가 시작된다.
영덕 블루로드는 영덕 강구면의 강구항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 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50km의 길로 도보여행을 위한 해안길이다. 블루로드는 모두 네 코스로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B코스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에 위치하고 있는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석리와 대게원조마을을 거쳐 부지런한 어촌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축산항까지의 15km에 이르며 도보로 5시간정도 소요된다.
바로 그 블루로드 B코스의 시작점인 영덕 해맞이 공원으로 지질 탐험을 떠났다.
해맞이 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창포말 등대다.
등대는 분명 등대인데 이 등대를 대게 집게발이 꽉 물고 있는 형상이다. 어찌나 특이하던지...
알고보니 이 등대는 2006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조형 등대 현상 공모전’에서 통영 도남항의 연필등대,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고래 입표와 함께 당선되어 독특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한다.
창포말 등대를 다 둘러보았다면 해맞이 공원으로 내려간다.
해맞이 공원은 산불로 폐허가 된 땅을 희망과 보람의 땅으로 탈바꿈시킨 노력이 많이 깃들은 공원이다.
시작부터 급강하하는 느낌으로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내려가면서도 올라올 것이 걱정이 되는 그런 경사다.
계단을 거의 다 내려오면 탁 티인 동해바다가 어느 순간 시야에 들어온다.
바위, 암석 등을 보러 왔는데 동해 바다의 멋진 전경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약 1억 5천만년 전에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식어 형성된 화강섬록암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암석에서는 여러 방향으로 쪼개는 절리(단열), 포유암, 돌개구멍등 다양한 지질 구조를 보여준다.
해맞이 공원의 대표 명소인 약속바위는 암석의 갈라진 틈(절리)이 바치 사람의 손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절리란 자연적인 힘에 의해 암석이 갈라진 구조를 말한다. 이 절리가 기가 막히게 사람의 손모양을 만들었다는데....현재 약속바위를 볼 수 있는 곳은 난간이 부식의 우려가 있어 올라가는 것이 금지된 상태다.
그래서 옆으로 이동해서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참 그 각도라는게 뭔지...제대로 불 수가 없었다.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홈페이지 사진을 찾아보고서야 아~~이거구나! 했다는~~~ㅎㅎ
신기하게도 진짜 '손' 같았다. 왼쪽 손 손등이 보이는 형상이다.
약속바위 일대는 얼룩얼룩해 보이는 화강섬록암이 다수인데 이 얼룩무늬는 땅 속에서 밝은 화강암질 마그마 덩어리에 더 어두운 색을 가진 섬록암질 마그마가 침범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얼룩무늬처럼 보이는 암석을 '포유암'이라 부른다. 포유암을 찾아 사진을 찍는 것이 미션이라 찾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여기저기에 많이 자리잡고 있었디. 얼룩덜룩 점박이처럼 섬록암질 마그마가 박혀 있는 것도 있고...
지금 보니 약속바위 손 등 오른쪽 부분에도 포유암이 있었다!
포유암에 대해 알고 보니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저렇게 뜬금없이 다른 암석이 끼어들어갈 수 있는지...그리고 거의 1억 오천만년 전에 일어났던 일의 결과를 지금 현재 이렇게 눈으로 보고 있다니..그저 신기할 뿐이다.
역시 난 멀티가 힘들다. 기암괴석들을 보기 시작했더니 또 시야에서 바다가 사라져버렸다.ㅎㅎ
참, 영덕 해맞이 공원은 말그대로 일출이 아름다운 곳이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일출과 더불어 블루로드 네 코스 모두 완주하고 싶다!!!
축산항에서 물가지미 정식을 먹고 죽도산으로 향했다. 죽도산은 강구항과 더불어 영덕의 대표적인 항이다. 죽도산은 바로 이 축산항 바로 뒤에 위치해있다. 원래는 섬이었으나 매립공사를 통해 육지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산이 되었다고 한다. 높이는 겨우 87미터고 대나무가 많아 죽도산이라 불리우게 되었다. 산꼭대기에 지상 7층 높이의 죽도산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축산항에서 죽도산을 가려면 출렁다리를 건넌다. 바다위의 출령다리...멋진데? 그런데 한쪽은 바다, 다른 한쪽은 모래더미다.
원래는 섬이었던 곳이 시간이 지나면서 모래둔덕이 쌓이게 되며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가 된다고 한다. 특히 강 하구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육계사주는 우리나라 지형에서 흔하지 않은 지형이라고 한다.
죽도산 데크로드길은 진짜 바다뷰가 끝내준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이라도 걸을거 같은데...
실제로 날씨는 너무 더웠다! 그래서 죽도산 전망대로 가는 길이 공사로 인해 출입이 제한되었는데..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는~~~
죽도산은 과거의 모래와 진흙, 자갈로 만들어진 암석으로 되어 있어 퇴적암과의 관련이 매우 깊은 곳이다. 죽도산 둘레를 따라 이어진 해안산책로에는 퇴적암 해안이 잘 발달해 있고, 해안산책로 앞 강 하구에서는 강물을 타고 내려온 모래와 자갈이 펼쳐져 있다. 따라서 퇴적암의 시작인 모래, 자갈에서부터 온전한 퇴적암, 시간이 지나 깎여 나가거나 갈라져 나가는 퇴적암까지 다양한 퇴적암의 양상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소라고 한다. -대한민국구석구석-
퇴적암이란 : 암석 또는 생물 조각이 쌓여 눌리고 다져져 만들어진 암석 .
영덕에서의 지질 대장정은 화강섬록암, 포유암, 퇴적암이 콜라보를 만들어 준 로맨틱 트레일여행이었다.
이렇게 멋진 곳이 꽁꽁 숨어있었다니....어서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선정되어 전 세계의 자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짧지만 강렬했던 영덕에서의 땅지순례. 블루로드 걸으러 다시오는 그날까지~~아름답게 기다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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