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언니가 되고 싶어

by 아리



오늘은 아이의 9학년 등교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이라 특별히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갔다. 흰 티에 딱 달라붙는 까만 청바지. 발목 위로 올라오는 까만 청바지 아래로 빨강 하트가 그려진 노랑 양말까지. 신발은 보지 못했는데 아마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워커를 신고 갔을 거다. 아, 머리도 있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런 스타일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까만 머리 아래 새빨간 머리카락이 숨어 있는데 머리를 풀고 있으면 보이지 않고,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으면 그제야 뒤통수 아래로 화려한 빨간색이 등장하는 것이다.


빨간 머리는 내가 한국에 있던 동안 벌어진 일이다. 물론 전화로 나에게 사전 허락을 구하긴 했지만 말이다. 다행히 학교에서는 별말이 없는 모양이다. 아, 또 있다. 내일부터 방학 시작이라며, 내가 한국에서 사진까지 찍어 보내며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았던 손톱까지 붙이고 갔다. 자기는 이런 거 붙이는 데 전문가라며 은은하게 반짝이는 긴 손톱으로 9학년의 마지막 등교를 한 것이다.


아무렴 어떤가. 자유로운 학교라 아이도 좋고 나도 좋다. 아이는 쓸데없이 꾸미고 싶은 마음을 억압할 필요 없고, 나도 이래저래 잔소리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물론 조금 하기는 한다. 그랬으니 그 정도지, 그마저도 안 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모르겠다.


아, 키는 이미 나보다 5센티미터 정도 더 크니, 어디 가면 아가씨 소리를 당연히 듣는데, 나의 작은 소원이 있다면, 살짝궁 언니 소리를 들어보는 것! 뭐,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라 지금까지는 썩 나쁘지 않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지.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