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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Oct 19. 2020

ㄱ.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늦은 8월 제주도 휴가에서

 작년 8월이 기억나지 않는다. 입사 후 3년만의 첫 여름휴가는 작년 9월이었고, 열심히 준비해 9박 11일 동안 뉴욕을 다녀왔다. 긴 비행과 호두처럼 알찼던 여정을 끝내고 '내년 휴가는 동남아의 휴양지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지나 겨울이 되자 '뉴욕을 다시 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고민을 시작하고 난 뒤, 시대가 바뀌었다.


 다른 회사보다 근무 스케줄이 자유롭고, 여행과 휴가를 신이나서 권하는 백화점에 다니지만, 올해는 남들 다가는 8월 성수기에 제주로 휴가를 시작다. 제주에 부모님이 계신 친구와 일정을 맞출 수 있었고, 그보다 나은 제안과 조건들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3년 동안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의 부모님이 주에서 식당을 시작한 지 이제 2달째. 여수에서 일하고 있는 그 친구가 제주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시기에 맞춰 나도 제주로 내려간다면, 제나 즐거운 제주에서 6일간의 숙박비도 아낄 수 있다니 너무나 즐거운 소식이지 않은가.


 이번 휴가를 계기로, 글을 써보려 한다. 수적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많이 퇴사를 얘기하며, 종종 글을 써보라는 응원을 들었다. 제1자아는 앙인, 제2자아는 작가라고 주장하고 다니지 글로 벌어먹고 사는 것에 자신이 없고, 상복이 없다는 말로 애둘러 표현되는 애매한 재능을 믿고 퇴사를 결심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웠다. 아무 이유없, 닭장 속의 닭이 되기 싫어라는 간단한 말이 더 큰 이유가 되겠지만, 나는 무엇을 위해서 라거나, 무엇을 하려고 정도의 이유는 뱉어내야 할 의무가 생겼다고 느꼈다. 모두가 글을 쓰는 시대에 퇴사를 지지해 줄 작은 인정이라도 필요하다고 생각, '이마저 이루지 못한다면' 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비로소 작가가 되려 한다. 여름 휴가를 시작하며, 그 여유로운 시간에 이룰 수 있는 성긴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한다. 를 응원하는 나와 우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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