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호텔 런던 쇼디치에 다녀왔습니다. 3편

쇼디치, 쇼디치, 쇼디치!

by 아리


"다음에 신랑이랑 오면 런던 중심 관광지보다 쇼디치에 다시 묵고 싶어."

"왜?"

"주변 가게들이 좋았어. 주변에 볼 데도 많고 갈 데도 많아서 좋았어. 동네가 마음에 들어. 구경할 만한 쪼만쪼만한 가게들이나 특이해서 눈길이 가는 가게들이 많잖아."


위는 동행한 60대 중년 여성의 쇼디치 에이스호텔에 대한 감상이다.


에이스호텔에서 보이는 쇼디치 동네


여행의 우선순위는 다들 다르겠지만 우리 일행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루하지 않아아 한다는 점'이다. 자연보다는 도심, 산과 바다보다는 네온사인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쇼디치가 마음에 드는 것은 당연하다. 쇼디치는 "매일 밤이 파티인 동네"로 불린다.

우리가 파티를 참여하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지낸 것은 아니다. 다만 늦은 밤까지 인적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분위기가 우리와 맞았다. 물론, 런던에 다시 가면 쇼디치로 숙소를 잡을 것이냐?

그건 조금 망설여진다. 시끄러웠고 유명 관광지/미술관 등과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쇼디치로 숙소를 잡은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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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와 함께 여행을 하면 가장 고려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예상 가능한가.

아침이다.


새벽기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길을 산책하기에도 조금 두렵다. 그러나 영어와 구글맵을 대신 볼 젊은이 없이 아침을 보내야하는 중년s.


나는 여행이라고 일찍 일어나서 9시인데, 그들은 젊은이들 배려한다고 최대한 늦게 재촉하여 9시다.

이미 6시반에 눈이 떠져 씻고나면 7시, 그리고 젊은이들이 준비 마칠 9시까지 기다려 2시간을 동네를 배회해야 한다.


쇼디치는 그러기에 좋았다. 에이스호텔 카페와 로비.

그리고 도심이라면 도심인지라 아침에도 적당한 유동인구가 있어 덜 무서운 쇼디치 동네와 주변에 카페들과 (닫겨 있지만)밖에서 구경할만한 재미있는 디스플레이들의 가게들.


그래서 중년s의 쇼디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쇼디치는 그러한데, 그렇다면 에이스호텔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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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한 분위기가 아닌지라 중년s는 에이스호텔에 조금 낯설어했고

세대 분리를 굳이 한다면 청년s는 힙한 느낌에 만족했다.

당시 집에는 없었던 턴 테이블이 신기했기 때문에 첫인상 점수가 매우 높았다.


여기서 말한 힙한 분위기를 조금 풀어보자면, 호텔 특유의 새하얀 이불이 아니었고 모든 것이 각 잡혀 있지 않아 오히려 편안한(코지한) 느낌을 주었다. 그걸 힙하다고 말하는 게 맞을까? 일단 내 기준에 이곳의 힙함을 설명하려면 객실의 인테리어를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그리고 입구에 잔뜩 있는 식물(꽃집이 호텔 1층에 있기도 하다)과 어울어져 레코드 판이 전시되어 있고 푹신하고 커다란 가죽 쇼파. 노마드족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노트북하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진부하지 않은 음악. 50~60년대 음악이 되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는 나한테는 새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면 함께한 중년s는 에이스호텔이 어땠을까?

낯설기만 했을까?

일단 젊은이들과 함께 런던, 쇼디치를 여행하기로 한 중년s는 호기심이 아직 있는 이들이다.

(실제로도 호기심이 아주 왕성하다.)

그래서 이내 에이스 호텔의 장점들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낯설음은 금세 상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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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중년들이 에이스호텔의 장점으로 꼽은 특징이 한눈에 드러나있는 사진들이다.

무엇인지 짐작 가능한가?

노출 콘크리트? 폰트? 단순한 선들로 이뤄낸 깔끔한 디자인들?


아니다.

큰 글씨들이다.

복도 전면에 써있는 02 -> 2층이란 소리고

문고리 바로 위에 있는 133 -> 133호란 말이다.

보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고, 정보를 잃을 새 없이 바로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돋보기도 필요없고, 쓰고 있던 안경을 머리 위로 올릴 필요 없이, 보면 바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보이지 않게끔 하는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데,

에이스호텔은 그게 없었다. 원하면 보인다.

앞서 에이스호텔 1~2탄에 썼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 코드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곳에 코드가 있고, 조명이 필요한데? 싶으면 조명이 있는 곳.

실내 사인물도 다르지 않다. 여기 지나가는 사람이 어떤 정보를 원할지 상상하고 그대로 디자인에 반영하여 전달한다.


보기 좋음, 읽기 좋음,그로 인해 사용자가 배려심까지 느꼈다면 최고의 디자인 아닐까?



물론 서두에 적었듯 내가 다시 쇼디치 에이스호텔을 가지는 않을 것이다. 싫어서가 아니라 다음엔 다른 지역에 머물러 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가격대에 다른 좋은 호텔들이 많이 생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머물면 좋은 곳이기도 하고, 남녀노소 머물기 잘했다라는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2018년 여름 경험 기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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