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배 태워 보내보자
제주로 내려갈 수 있던 큰 이유는 운전스킬 습득 덕이다. 차 없는 제주 생활은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 뚜벅이로 다녔던 제주 여행은 여유로운 학생 때나 추억이었고 가능했다. 오름에 한번 가려면 여기에 버스가 서긴 설까란 두려움과 한 시간은 거뜬한 배차간격, 그리고 일몰과 함께 내 일정도 끝나버리는 막차 시간으로 인해 제약조건이 많았다.
운전할 수 있게 된 뒤로 제주도에 가니 참으로 갈 수 있는 곳이 많았고, 이동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졌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는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어-투-도어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그래서 나는 망설임은 있었으나 제주도에서 살아봐도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집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자동차였다.
문제는 다음이다.
- 나는 현재 서울에서 운전하는 자동차가 있다
- 하지만 매우 오래된 자동차이고 여기저기 아픈 자동차다.
1. 그러면 자동차를 갖고 갈 것인가
2. 아니면 제주에서 새 차를 살 것인가
그런데 또 각 옵션 별로 문제가 또 있다.
1. 현재 자동차를 제주로
└ 막대한 수리비.. 당장은 자동차가 굴러가더라도 제주도에서 한라산 넘어가다 멈추면 어떡하지?! 앞으로 매일 자동차로 통근해야 하는데, 공항까지 왔다 갔다 할 일이 많은데, 괜찮을까?
└ 탁송비용..나 대신 배에 자동차를 실어 보내는 서비스를 일컬어 탁송이라 한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탁송도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 내가 인천이든 여수든 목포든 항구까지 가서 배에 태우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최대 서울집에서 제주집까지 의뢰하는 방법도 있다.
└ 주유비..자동차가 오래되다 보니 연비가 좋지 않다. 제주 가서 요새 나온 자동차를 렌트해서 운전하다 보면 이렇게 석유 적게 먹고도 자동차가 달릴 수 있구나를 깨닫곤 이내 슬퍼졌다.
2. 제주에서 새 차
└ 구입비.. 중고차를 사든 새 차를 사든 리스를 하든 어찌 됐든 자동차를 사면 월 임대료만큼(그것은 집값과 마찬가지로 차의 스펙에 따라 천양지차겠지만) 돈이 들어간다.
└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수리비..중고차를 구입하면 일단 한 번의 정비는 필요하게 될 것이고, 얼마가 들지는 모르지만 일정 금액 이상의 수리비가 들어갈 것이다.
1번은 백만 원 이하 금액이 자잘하게 들어간 뒤로 일상적으로 계속 돈이 들어가고
2번은 한 번에 큰돈이 들어가고 보통 월 할부로 또 돈이 들어간다.
이러나저러나 해도 1번이 돈이 덜 드는 것은 확실하다. 새 차는 아무래도 새로운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니까.
그래서 결국 나는 1번을 택했다. 자잘 자잘하게 이미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고 앞으로도 들 것이기 때문에 또 큰돈을 지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타는 차가 좀 큰 차라 작고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차를 사고 싶기도 했지만,
급하게 차를 사다 보면 나중에 또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일단 1년은 지금 차를 타면서 지내보려고 한다.
1. 현재 자동차를 제주로 보내기 위하여 다음의 지출이 있었다.
1-1. 막대한 수리비
자동차 외관은 일단 멀쩡치 않다. 지금은 외관은 차치한다. 사람이고 차고 내부가 중요한 거 아닐까! 촤하하(ㅠㅠ)
내부를 정비하기 위하여 카센터를 찾았다.
현대차 서비스센터를 예약하고 싶었는데 10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분기마다 동네 다른 카센터로 정기점검을 받았는데도 이번에 큰 맘먹고 가보니 수백만 원의 수리비용 견적이 나왔다. 견적이 일단 너무 세서 일단 집으로 귀가하는데, 견적이 충격적이었던지 주차하다가 정신 놓고 자동차 앞쪽을 또 깨 먹었다. 다시 한번, '그래. 그냥 이렇게 부시면서 사는 게 맘 편하다'가 되었다.
집에서 마음을 고르고 다른 카센터를 갔다. 그랬더니 이번엔 첫 번째 견적의 1/4이 나왔다. 이번엔 같이 간 엄마가 의심스러워하며 조금 더 세세하게 봐달라고 해서 첫 견적비용의 1/2로 맞춰졌다. 처음에 비해 실제 들어간 돈을 줄었으나 목돈이 들어간 것은 사실.
1-2. 탁송비
탁송은 제주 집이 정해지고 나서 바로 예약했다. 그냥 검색해서 나오는 회사로 바로 예약했다.
나는 우리 집에서부터 제주공항으로 의뢰했다.
그렇게 해야 시간도 아낄 수 있고, 자동차에 짐을 실어 이사할 수도 있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바로 자차로 이동 가능하니까. 트렁크와 뒷좌석 한 가득 짐을 실었다. 이불이랑, 책상, 의자, 제습기, 프린터 등등.
이번 제주 이주에 필요할 것 같아 준비한 살림살이는 따로 장황하게 쓰려고 한다.
왜냐면 돈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1-3. 주유비
서울에서도 너무 자주 가야만 했던 주유소. 제주도 가서는 또 얼마나 주유비가 들지 벌써 걱정되지만(혹은 안 돌아다닐 수도 있고) 이것은 차차 비교해나가야겠다.
그렇게 하여 나의 자동차는 나보다 먼저 제주도에 내려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에 정비하면서 제주도에서 몇 개월을 살든 이 차는 거기서 폐차시켜야 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또 서울로 돌아올 때 짐을 실어줄 차가 필요할 수도 있어 이 차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과연 나와 내 차는 몇 개월 뒤 어떻게 될까. 그 몇 개월은 정말 '몇 개월'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