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빛을 향해 걷는 나
회복은 어쩌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일지도 모른다.
나조차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지 못해서 수많은 시간을 괴롭게 지내왔다.
그리고 왜 이렇게 자꾸만 힘든지 이유도 알지 못한 채로 흘러갔고,
고통스러운 직면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내가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때로는 너무나 힘들고 아파서 외면하고 싶기도 하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해보려 했지만,
숨겨왔던 마음의 상처들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나와 마주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었기에.
나는 아직도 완전히 괜찮지 않다.
가끔은 무기력하고,
이유 없이 슬프고,
내 마음이 낯설기도 하다.
누군가는 우울을 몸의 일부처럼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뒤로,
나도 조금씩 그 자리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가끔 찾아오는 친구처럼,
옆에 머물다 갈 수 있는 자리를 비워두면
이제는 마냥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지금에 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수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만의 속도로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지금 이대로의 나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젠가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끝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마침내, 당신 자신과 평화롭게 마주하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