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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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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N Sep 04. 2016

착각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

언덕 위 커다란 느티나무 옆에

한 아이가 조그마한 선인장 심어주었다.


그곳을 지나던 사람은

그 모습이 너무 이쁘다며

사진도 찍어주고 이름도 붙여주었다.


커다란 나무도 더울 땐 자신이

그늘이 되어주고

추울 땐 선인장을 지켜준다 생각하며

낙엽으로 덥어주었고

세찬 비바람도 온몸으로 막아주며

그 꼬마 선인장에게 으쓱 대며

생색내 댔다.


하지만 그 선인장은 달랐다.


햇살을 머금어야 할 때 늘 나무가 가렸고

물을 머금어야 할 땐 늘 저 커다란

나무가 다 끌어갔고

추위에도 햇살만 있음 되었거늘

늘 자신 위에 나뭇잎을 떨어뜨려

뿌리부터 서서히 썩게 했다.


그렇게 죽어가는 선인장에게

그 커다란 느티나무는

한 마디를 했다.


우린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야!


기억에 남기다 by 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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