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
언덕 위 커다란 느티나무 옆에
한 아이가 조그마한 선인장 심어주었다.
그곳을 지나던 사람은
그 모습이 너무 이쁘다며
사진도 찍어주고 이름도 붙여주었다.
커다란 나무도 더울 땐 자신이
그늘이 되어주고
추울 땐 선인장을 지켜준다 생각하며
낙엽으로 덥어주었고
세찬 비바람도 온몸으로 막아주며
그 꼬마 선인장에게 으쓱 대며
생색내 댔다.
하지만 그 선인장은 달랐다.
햇살을 머금어야 할 때 늘 나무가 가렸고
물을 머금어야 할 땐 늘 저 커다란
나무가 다 끌어갔고
추위에도 햇살만 있음 되었거늘
늘 자신 위에 나뭇잎을 떨어뜨려
뿌리부터 서서히 썩게 했다.
그렇게 죽어가는 선인장에게
그 커다란 느티나무는
한 마디를 했다.
우린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야!
기억에 남기다 by 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