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을 가장한 사치
작은 집. 작은 소파. 작은 침대.
작은 책꽂이. 작은 화분 하나만 거실에 유일하게 커다란 탁자와 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한 적이 있다.
그 커다란 창에 푸른 자연이 배경이 되는 그런 집이면 더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행 다니다가 그런 집을 보면 마냥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배부르고 행복할 거라 부러워했다.
소박 함이라는 게...
비움 속에 필요함 일지 가진 것 속에 비움 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기대하는 소소한 행복이란 놈은 결코 소박한 게 아녔나 보다.
지금 우리 집 거실엔 커다란 창과 커다란 탁자가 놓여 있다.
그 창엔 천마산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것들로 집 안 가득가득 채워 버렸다.
평소에 갖고 싶거나 욕심낸 물건들이다.
왜 그랬을까... 싶어서
비우려 맘을 먹다가도 본전 생각에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저 바다가 해을 담은 건지 삼켜 버린 건지
모르는 일처럼...
들여다보고도 모르는 게 사람 맘.
by a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