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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N May 28. 2017

할머니 사랑

무조건 내 편

어릴 적 하루하루 참 힘들었던 기억.

그 시간들은 추억하기도 싫을 만큼 참 서럽고 아팠다.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미래의 희망이었다.

'이 순간만 버티면 될 거야'

'오늘만 지나면 내일은 좀 더 나을 거야'

'어른이 되면 내게도 힘이 생길 거야'

'내가 나중엔 꼭 다 하고 말 거야'


그렇게 꿈꾸던 시간이 되었을 때 난 어땠지?

그 시간에도 난 계속 더 나아질 거라 희망의 시간을 기다렸다.


그 기대했고 희망하며 기다렸던 시간을

살아가는 지금 어떠한가?

상상했던 만큼 희망적가?

나는 어릴 때 어떻게 그런 생각들로 버텨낼 수 있었을까?

내 탓도 남의 탓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거란 단순 희망으로

난 나 스스로를 믿고 긍정적으로 살아올 수 있었지?


돌이켜보니... 부모님이 늘 내게 부정적일 때

할머닌 나보다는 그 상황을 탓해 주셨다.

난 잘 할 건데 내 상황이 날 그리 못하게 만들었다며

늘 내 편에 서서 그것들이 물건이건 사람이건 상황이건 혼내주셨다.


난 그런 내 편이 창했다.

더 인식시켜주는 거 같아서...

나 자신이 초라지는 게 싫었다.

튀어나온 돌에 걸려 넘어지면 돌을 떼지 떼지

과일을 먹다 혀를 깨물어도 과일을 떼 떼


엄마 아빠 닮지 않고 할머니를 닮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으며 자랐는데

그 말을 하는 사람을 미워할 정도로 싫어했다.


그런데 지금

무조건 내 편. 할머니가 참 그립다.

늘 비린내가 나던 월남치마에 빠진 이를 보이시며 환하게 웃어주시던

할머니가 보고 싶다.

그럼 내 등을 어루만지며 잘하고 있다.

더 잘할 거다. 그리고 답답한 내 주변을 떼지 떼지 해주실 텐데...


그 할머니의 믿음.

난 그 말들이 그대로 나 스스로를 키우는 힘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도 그런 엄마가 돼주고 싶은데...

얼마나 힘든 건지 새삼 느끼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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