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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Mar 09. 2021

아름다운 인생 후반을 위한 ebs의 감동 다큐멘터리 1

EBS에는 경쟁력 높은 콘텐츠들이 숨겨놓은 보석처럼 곳곳에 담겨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라인과 모바일로 다큐멘터리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는 바로 “D-BOX”이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 출품됐던 200여 작품과 국내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상영 시간은 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다. 극장에서 상영하는 일반 영화와 비교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영화가 끝나고 난 뒤부터 상영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의 가슴에 울림으로 남아 내 삶의 모습을 디자인하게 하는 힘을 여기에 있는 영화들은 가지고 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나이 듦을 아름다운 삶의 가치로 끌어안은, 삶을 소중히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의미 있게 살다가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죽음’과 관련된 대표적인 ebs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추천 다큐멘터리 영화 ① 내 나이가 어때서(The Optimists)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내가 하지 않았던 일들의 목록을 하나씩 지워나가면서 뭔가를 저지르기 시작한다면 세상은 나를 향해 돌아서게 된다. 


더군다나 그것이 노년에 매일매일 더 나은 자신과 만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라면 그 소중한 하루하루가 모여 '나다움'을, '내 인생'을 완성시킬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더 좋은 삶, 더 따뜻한 삶이라는 축복을 나에게 선물할 것이다.


노르웨이 여성 감독 ‘군힐 베스타겐 망노르’의 작품인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2015년 EIDF에 출품된 영화로 66세 ~ 98세 할머니들로 이루어진 배구단 ‘옵티머스’의 이야기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도 변치 않고 찾는 것은 '살아있음의 경험'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생의 순환 속에서 활동하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이 흐름에 참여하면서 살아있음의 황홀함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자연에 대한 경배, 사람에 대한 사랑 속에서 느끼는 이 황홀함이야말로 오직 확실한 한 가지 죽음에 대한 불안을 줄여준다. 


삶이 어디로 가든 황홀한 순간을 만나면 누구나 힘이 더 솟아나게 된다. 그 길에 의미와 목적이라는 작은 돌들이 놓인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할머니 배구단 이야기는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기 위한 ‘가만히 있지 않는 삶’에 대해 울림을 주는 영화이다.  



추천 다큐멘터리 영화 ② 힙합 어르신라스베이거스에 가다(Hip Hop-eration) 

     

삶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인생이란 떠난 이상 되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 허락된 여행이다. 

     

호스피스 간호사로 시한부 환자들을 간호했던 ‘브로니 웨어’는 그의 저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원제목 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자신의 삶에서 후회하는 5가지를 말한다.


-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영화는 이 다섯 가지 후회를 하지 않으려는 뉴질랜드 동부 해안의 ‘와이케케’라는 작은 섬에 사는 90대 어르신 27명의 이야기다. 어르신들이 전 세계 힙합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간다. 휠체어와 노쇠한 몸으로 춤을 추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준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쩌면 간절히 원하게 될지도 모를,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살피고 실천하는 인생 후반의 모습에 감동의 파도가 밀려온다. ‘브린 에번스’감독의 뉴질랜드 영화로 2015년 EIDF에 출품한 작품이다.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성실하게 쌓인 '인연의 끈‘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면서 믿음을 잃지 않는 노인들의 모습. 젊은이의 말을 경청하며, 자신의 리듬을 젊은이의 리듬에 맞추려는 모습에서는 노년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아름다운 나이 듦이란 설레지 않는 모든 순간에도 설렘을 발견할 수 있는 용기다. 나를 위해 그 설렘을 달래주고,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내 것처럼 살갑게 어루만져 주었을 때 삶은 의미 있는 가치로 승화된다.  


힙합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영혼의 경직성이야말로 노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곱씹어 보게 하는 영화이다. 


추천 다큐멘터리 영화 ③ 티 타임(Tea time) 

     

죽어가는 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육체적 고통이 아니라 정서적 고립이라고 한다.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소유했던 것들과 기억들을 두고 간다. 사랑만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그래서 의미 있는 삶이란 소중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삶을 말한다. 


칠레 여성 감독 ‘마이테 알베르디’의 작품인 “티 타임”은 2015년 EIDF에 출품한 작품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60년이 넘도록 매달 함께 차 마시는 모임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는 5명 노부인들의 유쾌한 수다이다. 성격은 다 다르지만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서로 깊이 이해하는 관계에서 나오는 지난 시절의 추억과 최근 세태에 대한 교감을 통해 사랑을 나누는 진솔한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삶을 비추기 위해서는 영혼의 친구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영화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친구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타인이다. 내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는 타인이 친구인 것이다. 친구와의 우정은 선의와 호감의 완전한 감정이 발현된 형태다. 내가 친구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내 안의 상처를 극복할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친구와의 이런 교감으로 우리는 나이가 들면 자주 접하게 되는 상실감과 단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는 모든 죄의 원인을 단절로 보았다. 때문에 개인과 전체를 대립되는 개념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랑만이 증오와 이기주의를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 용서, 겸손의 실천적 사랑을 강조한다.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잘 숙성되어 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내면의 빛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려올 때 눈부신 사람’이 되기 위해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챙겨보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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