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숲을 품어 안은 공원은 언제나 지친 나그네의 등을 쓰다듬어 준다. 나그네의 닫힌 마을을 열어주고, 생의 피로를 씻어주는 곳이다. 이런 숲을 품은 식물원이 평창 대관령에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산림청으로부터 사립식물원으로 지정된 사립식물원 1호이자 최대의 자생식물원인 ‘한국자생식물원’이 그곳이다.
식물원은 우리 고유의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1989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화재로 인한 긴 휴관 등의 과정을 거치며 2020년에 재개장되었다. 멸종위기의 지정 식물 30종 외에 500여 종의 희귀 식물과 250여 종의 한국 특산식물 등 1356종을 보전하고 있다.
멸종위기 식물의 안식처를 만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었지만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그래서 이곳의 보전원은 숲과의 경계가 모호하다.
단순히 꽃을 보고 즐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격이 있는 ‘힐링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북카페 “비안”이라는 도서관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잔디광장, 솔바람 갤러리, “영원한 속죄 조각공원”, “100회 마라톤 기념 공원”, 솔숲 쉼터 등 식물원 곳곳에 명소가 숲 속에 진을 치고 있다.
한국자생식물원은 삶을 치유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우리 내부에 잠재해 있는 본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장소다. 그래서 소녀상 등 “영원한 속죄 조각공원”을 이곳에 조성한 것은 아닐까?
이제 이곳 식물원은 국가에 기부돼 다시 태어나기 위해 새단장을 계획 중이다. 당분간 무료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