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day. 대서양 겨울 파도와 달콤한 와인의 도시

Costa Nova beach, Porto

by Arista Seo

ㅣ포르투갈 생활 예술 "아줄레주"


포르투갈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아줄레주 Azulejos”라고 하는 도자기 양식의 타일이 있다. 아랍어로 “작고 윤이 나는 돌”이라는 의미의 “알 줄라이크”에서 비롯되었는데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이슬람 문화권에서 도입되었다. 주석, 유약을 사용해 그림을 그려 만든 도자기 타일을 궁전, 종교시설 등에서부터 공공건물과 일반주택에까지 생활의 전역에 500년 넘게 사용하면서 생활예술로 발전시켜 온 포르투갈의 독자적 문화이다. 리스본에서부터 건물과 거리 곳곳에서 아줄레주로 장식한 다양한 작품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기념품 판매점 상품의 대부분을 아줄레주 작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푸른색과 흰색만을 사용한 “청백 아줄레주”가 포르투갈의 가장 대표적 아줄레주이다.

포르투 "아줄레주 전문매장" 과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신트라 "페나 궁전" 내부와 리스본 기념품점

ㅣ대서양의 코스타 노바 비치 Costa Nova Beach


어젯밤 “아베이루 Aveiro”가 준 감동이 여전히 생생한 가운데 아침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근처에 있는 “코스타 노바 해안 Costa Nova beach”으로 갔다. 겨울철 바닷가여서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고, 게스트 하우스나 펜션으로 사용하고 있는 집들은 비어있는 듯 조용했다. 모래 위 나무 데크 길을 걸어 언덕을 넘어서자 끝없이 펼쳐져 있는 모래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출렁거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끝이 안 보이는 백사장과 거대한 겨울 바다 앞에 서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바다는 하얀색 파도를 소리에 실어 나에게 끊임없이 보내 주었다. 어제, 오늘 이어진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인생이 힘들다? 고달프다? 외롭다? 재미없다?......

아니!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나를 안아주고 사랑하는데…… 세상이 나를 사랑하는지 몰라서 힘들고, 고달프고, 외롭고, 재미없었던 거야. 좀 더 세상에게 가까이 다가가 봐. 그러기 위해 먼저 내가 나를 사랑해봐. 나를 괴롭히지 말고 나를 자유스럽게 놔줘 봐. 내가 생각하는 ‘내 인생’이라는 조그만 굴레에서 탈출해봐. 조금 쉬어간다고 생각해. 그러면 세상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될 거야…... 그 순간 나의 인생은 ‘아름다움 행성’에 도착하게 되는 거야’

내 안에 여우가 나에게 속삭였다.

대서양 해안 코스타 노바 비치


거대한 바다, 백사장과 함께 “코스타 노바” 해안을 따라 서 있는 빨강, 노랑, 파랑 줄무늬 집들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어부의 아내가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이 집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줄무늬로 벽을 칠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컬러풀한 여행지 중 한 곳이 되어 대부분 게스트 하우스나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코스타 노바 비치 마을, 교회

ㅣ 도루 강의 도시 포르투 Porto


기원전부터 역사가 시작된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Proto”로 갔다. 고대 로마인에게 정복당하면서 항구도시로 발전한 “포르투”는 이슬람에게 점령당하기도 하였지만, “레콩키스타”로 가톨릭이 자리를 잡았다. 그 후 대항해시대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가 화려한 시대를 마감한 도시이다. 구시가지 전체가 1966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도시에 들어서자 차분하고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볼사 궁전 Bolsa Palsa” 앞 “엔리케 정원” 밑의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포르투 대성당 Se do Porto”으로 걸어갔다. 구시가지의 언덕 위에 위치한 성당은 12세기에 건축된 성당으로 도시 전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포르투 도시 풍경과 대성당, 대성당에서 본 포르투 시내 전경

ㅣ해리포터의 "이르마우 서점"


대성당 주변을 구경한 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이르마우 서점 Livraria Lello & Irmao”으로 갔다. 영화 “해리포터”를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유명해져 우리가 갔을 때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소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포르투에서 영어강사를 할 때 이곳 서점에서 영감이 떠올라 “해리포터”를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서점을 ‘해리포터의 고향’이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방문객이 많아 입장료 4유로를 받고, 책을 사면 그만큼 할인을 해 주고 있었다.

서점을 나온 후 건너편에 있는 “클레리고스 타워 Clerigos tower”를 둘러본 후 중심가를 지나 예약해 둔 숙소를 찾아갔다.

"이르마우 서점 정문"과 "크레리고스 타워"

"상 벤투 역 Estacao de Sao Bento"


포르투에 예약한 숙소는 수도원 건물로 사용하던 자리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 벤투 역 Estacao de Sao Bento” 뒤편 언덕 위에 있었다. 그래서 “포르투”의 주요 지역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었다.

“상 벤투 역” 안 대합실의 아줄레주 벽화 장식은 그 규모가 웅장하고 그림이 화려했다. 1915년 약 2만 개의 아줄레주로 만들어진 포르투의 역사를 그린 벽화로 디테일에서도 놀라웠다. 이곳에 오는 관광객들은 오직 이 벽화만을 보기 위하여 오더라도 그 가치가 있을 정도다.

포르투 구시가지 도심과 트램
"상 벤투 역" 대합실 아줄레주 벽화
"상 벤투역" 야경

ㅣ 포르투갈에서의 마지막 저녁 도루 강변의 추억


오늘 저녁에 파두 공연을 보기 위해 숙소의 프런트 직원에게 공연 추천을 부탁했다. 친절하게도 직원이 공연장과 레스토랑에 직접 전화를 하였다. 그런데…. 오늘이 일요일 이어서 모든 곳에서 공연을 안 한다고 한다. 우리의 얼굴 표정을 보더니 직원이 몇 곳 더 전화로 확인을 하였으나 마찬가지로 공연이 없었다. 결국 우리는 파두 공연 관람을 포기하였다.


구시가지에서 “빌라 노바 데 가이아 Villa Nova de Gaia” 가 있는 신시가지로 연결되는 루이스 다리를 건너며 강변의 경치를 보았다. 예스러우면서도 차분한 도시의 전경이 과거 화려한 영광의 흔적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면서 겸손해 보여 왠지 정감이 갔다. ‘정말 좋다’라는 큰 감동은 없지만 이 도시를 떠나고 나면 가끔 생각나고 다시 오고 싶을 것만 같았다. 루이스 다리 위에서 도루 강의 석양을 감상한 후 강변으로 내려왔다.


옷깃을 세우게 하는 강변의 저녁 공기를 맞으며 걸었다. 강 건너편으로 주황색 가로등이 비치는 와이너리 창고들이 보이고, 근처에서는 청춘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느 한순간 모든 것들이 정지되었다. 정지된 모든 것들은 주황색 화면으로 처리되어 타임캡슐 속으로 들어갔다. 다시 포르투에 오게 되면 이 타임캡슐을 꺼내려고 한다.

루이스 다리 가는 길
빌라 노바 데 가이아 풍경
도루강 풍경
루이스 다리
루이스 다리 위를 다니는 메트로


도루강변 야경


포르투갈의 와인은 “포르투”와인이 유명하다. 숙소로 돌아가면서 한 병을 사서 잠자리에 들기 전 마셨다. 다른 와인에 비하여 도수가 높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마치 옛날에 우리 엄마가 집에서 포도에 소주와 설탕을 부어 담그셨던 그 포도주처럼……


“포르투”의 예스러움과 차분한 정감이 언젠가는 많이 그리워질 것 같다. 포르투 와인의 독함 때문인지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리고 내 안에 여우의 속삭임이 들렸다.

“너를 진정으로 사랑해봐. 그리고 세상에 가까이 가봐….”


코스타 노바 비치 Costa Nova beach




여행 19일차 차량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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