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대로 이뤄진다면

네? 논리가 없잖아요, 논리가.

by 아리당스

MBTI로 모든 성격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는 내 MBTI를 알게 되고 나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많은 부분들이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내 성격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MBTI는 INTP이다.


이 유형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논리에 살고 논리에 죽는다'는 건데 정말 나는 논리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잘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들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논리 없이 이해가 안 된다기보다는 본능적으로 하지 않으려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건지 엄청난 논리 없이 새롭게 신뢰하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믿음의 힘'이다. (제가 인문학적 소양이 떨어져서... 믿음이야 말로 엄청난 논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말씀하고 싶으시다면 댓글 주세요. 이런 대화 좋아합니다.. 핫!)


어렸을 적 [시크릿]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보며 분명 판매수를 조작하는 세력이 어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라는 수행평가는 도대체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전혀 생각나지 않아서 남들 후기를 대충 바꿔 써냈던 걸로 기억한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어봤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참을성이 조금 생겼는지 그래도 전반부는 읽었는데, 어쨌든 계속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주문을 걸라는 얘기인 것 같아서 다시 덮었다.


그런데 30대를 보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아마도 성인이 되고 나서 주체적으로 삶을 살다 보니 나름의 데이터가 축적되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이 아닌가 싶은데, '믿음의 힘', '생각의 힘' 이런 건 어쩌면 정말로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거다.


이전 글에서도 얘기했듯,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는 부모님 아래서 자란 덕에 꽤 이른 나이부터 내 인생은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져 왔다. 학창 시절 학원을 선택했던 것부터 대학교, 학과, 그리고 복수전공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어간 것까지 모두 치열한 고민 끝에 스스로 내린 결정들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진심으로 믿었던 선택은 결과가 좋았고 끊임없이 의심이 들었던 선택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믿음의 차이가 사실은 실현 가능성에서 기인한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이 들 수도 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았다.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된다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은 결국 잘 되거나 최선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괜찮은 성과를 냈던 반면, 뭔가 계속해서 의심이 들었던 일은 끝이 좋지 않거나 중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경우는 견고한 믿음이 있었으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을 했을 테고 그래서 만들어진 결과일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이게 ‘믿음의 힘’ 아닐까.

어릴 적 죽어라 이해되지 않았던 [시크릿]에서 얘기했던 게 바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먹어 봐야 아는 성격 탓에, 일찍이 알았더라면 너무나도 좋았을 이 '믿음과 생각의 힘'을 이제야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요즘.

좋아하지 않는 일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하고 목적 없는 일은 웬만하면 미뤄두는 내가, 어떤 힘으로 남들이 다 뜯어말리는 현재의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지 사실 스스로도 궁금했다. 그리고 오늘의 글이 그 결론이다.


나는 지금 내가 반드시 해낼 거라 진심으로 믿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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