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 손호철 대표님 (with HighOutputClub)
비전공자로서 의류브랜드에 뛰어든 입장이라 기존 브랜드의 성공스토리는 그 어떤 스토리보다도 흥미진진하다. 그들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처음엔 뭘 팔았을까, 어떤 아이템이 지속가능한 효자템이었을까, 위기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등등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재밌는 점은 브랜드마다 모두 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는 거다. 당연한 거겠지만 시작한 이유도 가지각색이고 위기를 극복한 방법도 모두가 다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열심히 다른 브랜드의 이야기를 들어도 결국 나도 나만의 방법으로 이 여정을 걸어 나갈 거란 얘기이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의 스토리를 들으면 분명 내가 가져올 법한 것들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대표의 철학과 태도, 위기를 맞았을 때 선택의 기준, 채용방법 등 브랜드의 스토리와 상관없이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면 유념해야 하는 요소들이다.
이번 주에는 좋은 기회로 의류브랜드 SATUR의 창업자인 손호철 대표님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다(세터에서 연 600억 매출을 일으킨 손호철 대표님은 지금은 뷰티브랜드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너무나도 잘 드러나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듣곤 했는데, 대표임에도 매장에 오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인사를 건넨다던가, 가능한 만났던 고객들을 모두 기억하려고 노력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들은 규모가 있는 브랜드의 대표의 행동으로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결국 내가 SATUR라는 브랜드의 팬도 아닌데 이 내용을 지금껏 기억하는 이유는 손호철 대표님의 고객에 대한 철학이 꽤나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 인터뷰 영상 이후로 시간이 꽤 흘렀고 브랜드는 더 큰 성장을 거듭했다. 이제 본인이 만든 브랜드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상황에서도 그 마음이 변함이 없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아래 내용은 이번 주 손호철 대표님의 강연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손호철 대표와 세터>
- SATUR가 손호철 대표의 첫 브랜딩이 아니다. 그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이전에도 수많은 브랜드를 기획하고 탄생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제조업(공장) 인수로 위기를 맞은 이후 새롭게 창업한 브랜드가 SATUR이다.
- 이때, 제조공장 사장님과 맺은 인연은 SATUR로도 이어졌다. 이는 위기상황에서도 솔직하게 본인의 상황을 공유하고 도망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SATUR는 아시아 6개국에 진출했다. 온라인으로 판매를 했다는 개념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아이템의 가짓수가 500~1000개 정도는 있어야 가능하다.
- 우리나라의 6개의 브랜드(세터, 마뗑킴, 마르디.. 등)가 최초로 해외 6개국 진출을 이루어냈다. 앞으로 의류업을 시작하는 다음 세대는 기본적으로 해외진출을 깔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세터의 시작>
- SATUR의 슬로건은 '토요일의 여유'.
- 처음에는 와디즈에서 서핑판초를 팔았다(수요는 확실하고 공급이 거의 없었다). 서핑스폿에서 플리마켓을 열며 홍보했고 이후 리조트캐주얼로 확장했다. 그래서 이때는 슬로건이 '리조트 캐주얼'이었다.
- 시장확장을 위해 얼반감성으로 가져올 필요가 있었고 이때 '토요일의 여유'로 바뀌었다.
<끊임없이 팬에게 말 걸기>
- 뉴스레터: SATUR의 슬로건은 '토요일의 여유'이므로 금요일 오후 5시에 퇴근 직전 열어볼 수 있도록 뉴스레터 전송함, 토요일 비가 오면 '너 아직 집이지?' 또 보냄, 한 달에 4번 정도 보내는데 한번 정도는 세일즈 정보가 들어가도록 했고 3번은 아티클을 담았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패션 커뮤니티 활동도 꽤 열심히 오래 하셨다고 한다)
- 한국은 연락처 기반/해외는 이메일 기반. 유념해서 마케팅을 기획해야 한다. 한국에서 뉴스레터를 2년 동안 지속한 이유는 단지 팬을 위해서였다.
- 런치챗: 인스타에서 신청한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가졌다. 고객을 만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다음 세대의 창업자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 일 년 365일 동안 매일매일 365명의 고객을 만나보자: 고객을 만났을 때 그들의 니즈에 대해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경우 너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으므로 브랜드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시도해 보자. 그럼 대체로 동일한 내용으로 귀결된다.
- vip를 나누는 기준: vip와 팬은 다르다. vip는 금액기준, 팬은 관심사기준. vip를 위한 혜택은 존재한다. 그리고 팬을 위한 혜택도 존재해야 한다. 멤버십키트를 이익을 남기지 않고 저가로 판매했다. 이렇게 혜택을 받은 팬들은 오프라인 행사에 미리 와서 줄을 서고 sns에 공유하는 등 든든한 마케팅 지원군이 된다.
- 브랜딩보다 고객과의 대화가 우선이다. 비효율적이어도 효과가 있으면 시간을 때려 넣는다.
<사업 전략>
- 사업은 철저하게 수익이 나는지가 기준이다. 수익성이 안 나오면 그만해야 한다.
- 의류 브랜드의 경우, 고관심자가 신규 브랜드를 당연히 먼저 알게 된다. 그리고 고관심자는 분명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볼 것이다. 신규 브랜드를 만들 때 유념하면 좋다.
- 관리파트는 좋은 업체들이 외부에 많이 있으므로 아웃소싱해도 좋다. 하지만 전략파트는 반드시 내재화되어있어야 한다. 아웃소싱하는 순간 사업의 주도권이 넘어가서 끌려다니게 된다.
- 코로나 때 과감하게 온라인 풀베팅을 했다(유튜브에만 1.8억을 씀). 연매출 100억까지는 온라인으로 나옴.
- 이후 결국 브랜드는 경험이 중요하므로 오프라인 매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판단, 미리 오프라인 매장들을 선점했다. 다음에 어떤 시대가 올지에 대해 미리 예측을 할 필요가 있다.
- 온라인 풀베팅법: 타기업보다 광고시장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함. 유튜버소개 1회-> 5천만 원 매출, 4천만 원 광고->1억 매출. 이런 식으로 결과를 보면서 확장했다.
- 오프라인 매장: 고객의 브랜드 인식 단계 (니즈 > 원츠 > 신뢰). 온라인은 니즈단계, 결국 신뢰단계까지 가려면 오프라인 경험으로 가야 한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안에 내 브랜드가 있도록 하는 것(백화점 입점).
- 투자 확장 등 중요한 결정에 대한 기준지표는 잘 운영된 앞선 브랜드의 공시지표 참고하면 됨
- 브랜드의 감성을 높이고 싶다면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동일하게 설계하라. 매장별 컨셉정하는거 하지 마.
-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경험이 무조건 효과가 좋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매니저가 설명을 해주거나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용계획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하면 좋다.
- 여성이 소비주체다. 여성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제품을 추가로 구성한다. 배우자 자녀 동물. '한 명한테서 벌 수 있는 최대의 돈을 번다'
- 해외진출 시 전략은 다른 게 없고 그냥 유경험자를 데려왔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 한국은 시장이 작아서 장사의 개념이 우선이고 해외는 시장이 커서 사업의 개념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한국시장 타깃이면 장사처럼 접근해야 한다.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서 물건을 파는 것처럼.
<사업 철학>
- 의사결정의 단계 (고객 > 직원 > 거래처 > 이사 > 대표). 고객이 항상 이긴다.
- 매출에 집착하지 않고 세터다움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다. 매출이 안 나오면 바로 버려야 한다. 아이템도 바로 바꾼다. 생존하면 기업이 커져있다. 일단 버텨야 한다.
- 패션은 대중화를 선택해야 한다. 초창기의 자기 모습이 있는데 매출이 안 나오면 바꿔야 하는 게 맞다. 본인만의 것을 고수하려고 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 채용 시 좋은 사람을 보는 기준은 태도. 업이 우선인지 본다. 질문을 시켜보면 알 수 있다. 회사 복지에 대해 묻는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묻는지.
-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엄청난 질문을 하고 배운 후 빠르게 적용을 했다.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본인은 오프라인 매장 진출 시 그렇게 했다. 공부를 많이 했다.
직접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의 철학을 더 견고하게 다져온 듯 보였다. 관련 질문에는 굉장히 단호하고 빠르게 답변했다. 이미 충분히 내재화된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답변.
나는 바디수트를 만들고 있는 초보사장이다. 바디수트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아이템이라 시장의 크기가 매우 작다. 처음 시작할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거란 것을 말이다.
마치 실패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어서 달리는 경주마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정답을 알고 있지만 외면을 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손호철대표님의 기준에서 본다면 내가 취해야 하는 전략은 분명하다. 아이템을 바꾸거나 더 큰 시장을 겨냥해 처음부터 해외를 타깃 하거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아이템을 바꿀 자신이 있는지, 없다면 당장 해외시장부터 알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