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교육에 세상 쿨한 엄마도 포기할 수 없는 교육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교육은 언제나 고민거리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올해 6살이 되었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서서히 보육의 단계에서 교육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 교육에 큰 욕심이 없는 편이다.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교육법에 대해 꽤 회의적이기도 할뿐더러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집 아이들은 숲속유치원을 다니며 하루 종일 마음껏 뛰어놀다가 태권도학원에 가서 남은 에너지까지 모두 소진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 교육법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이 가장 많이,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을 때라는 거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교육법은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위해 무리하게 학군지로 이사를 가거나 과한 교육비를 지출하고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좋은 성적을 요구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조금 과장되게 서술했을 뿐 놀랍게도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난 어렸을 적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면서 자란 편이다. 교육에 큰 뜻이 없으셨던 부모님을 둔 덕분에 매주 주말이면 계곡으로 산으로 놀러 다녔고 스스로 선택권이 생긴 이후로는 미술, 음악, 무용, 연기 등 다양한 배움을 찾아다녔다. 고등학생 전까지는 댄스 대회에 참여하거나 영화제작에 몰두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워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학창 시절은 딱히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
남편의 경우 상황은 좀 다르지만 역시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머님이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공부는 시키지 않으셨고 덕분에 딱히 공부에 관심이 없던 남편은 학원보다 노래방을 더 자주 갔었다고 한다. 대신 공부를 하지 않는 자, 용돈도 없다는 모토 아래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는데 이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한다. 바퀴벌레 약 치기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약 제조공장까지... 가장 편했던 아르바이트가 마트 떡갈비 판매였다고 하니 그 시간들이 남편을 성장시킨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나 부모가 되었으니 대한민국 교육법에 반기를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가 원하는 교육은 무엇이란 말이가?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게 쉽지 않아 꽤 오랫동안 남편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물론 앞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은 아래 몇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첫 번째, 금융교육이다. 다른 글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다뤄볼 생각이지만,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금융에 대한 이해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교육과정은 아이들에게 금융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 경제지식에 대해서는 가르칠지언정 실생활에서 당장 활용해야 하는 금융지식에 대해서는 왜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특히나 금융에 대한 마인드셋은 더더욱 다루지 않는 분야이다. 가장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두 번째는 AI의 활용법이다. 이건 어쩌면 우리가 어렸을 적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에 자연스레 노출되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매우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세대에도 사람들마다 컴퓨터 활용 정도의 차이가 있었던 것처럼 AI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게임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자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AI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익숙해지도록 전자기기를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이다. 나도 어린아이의 핸드폰 사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어떤 기기를 통해서든 AI 노출은 가능한 많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영미권 문화의 노출이다. 점점 우리나라 안에서만 열심히 해서 살아남기가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경제성장률은 아이들이 살아갈 한국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전략을 쓰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리석은 판단임이 분명하다. 요즘은 방학을 활용해 해외캠프를 보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자꾸만 늘어가는 국제학교의 숫자만 봐도 부모들이 얼마나 아이들의 미래를 넓혀주려고 애쓰는지 알 수 있다.
주변 다른 아이들을 보면 벌써 3~4개의 사교육을 받고 있다. 예체능부터 일반 교과목까지 아직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받는 교육을 들어보면 어른인 나조차도 숨이 턱 막혀온다. 그들의 교육법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의 교육법이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도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대세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 부부가 중심을 잘 지키며 아이들을 잘 키워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