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hFlow 101 게임을 아시나요?

feat.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by 아리당스

금융교육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로버트 기요사키가 1997년에 쓴 책으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자비출판으로 시작했지만 후에 상업적 출판으로 베스트셀러로 오랜 시간 머물렀던 이 책의 시작에는 [CashFlow 101]이라는 보드게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는가?



게임이 먼저 만들어졌고 게임 홍보를 위해 책이 쓰였다는 얘기도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1996년에 게임이 만들어졌고 1997년에 책이 나왔으니 둘의 상관관계가 깊은 것만은 분명하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의 주요 내용은 한평생 열심히 일을 했지만 부자가 되지 못한 가난한 아빠 밑에서 자란 저자가 사업과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린 부자 친구 아빠와 돈공부를 하게 되면서 나눈 에피소드들을 우화처럼 친근하고 쉽게 설명한 책이다. 가난한 아빠는 전통적인 교육을 강조하며 학업과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반면, 부자 아빠는 정규 교육보다는 돈의 흐름을 읽고 자산을 늘려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CashFlow 101] 게임도 같은 맥락에 있다. 게임 속에는 'Rat Race'라고 불리는 트랙이 있고 'Fast Track'이라고 불리는 트랙이 있는데, 게임 참가자 모두 소위 월급쟁이라 불리는 'Rat Race'에서 출발해서 투자를 반복하며 자산을 늘리다가, 수동적 소득이 총지출을 넘어서는 순간 경제적 자유를 얻고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는 'Fast Track'으로 넘어가게 된다. 전통적으로 돈을 버는 방식인 월급이 아닌, 투자한 자산에서 나오는 수동적 소득을 늘려나가는 게 이 게임의 주요한 키이다. 게임 속에서는 다양한 직업군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소득이 높은 전문직이라고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 빠른 것도 아니고 소득이 낮다고 해서 경제적 자유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을 가지고 어떻게 자산으로 전환시키는지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책에서 얘기하는 자산투자의 중요성이 [CashFlow 101] 게임을 해보면 좀 더 직접적으로 와닿게 된다.




나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이 책을 접했다. 정확히는 전공을 금융 관련으로 바꾼 후 돈에 관련된 유명한 책들을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그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돈에 대한 교육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받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부자가 되는 법을 직접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다니, 읽으면서도 너무 충격적이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몇 번에 거쳐 나눠서 읽어야만 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CashFlow 101] 게임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영어판 밖에 없어서 영어버전으로 구매를 했다. 게임을 받아보니 꽤 현실고증이 잘 되어있고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업그레이드 버전인 [CashFlow 202]도 함께 구매를 했다.


일단 구매는 했으나 낯선 게임 방식에다가 언어의 장벽까지 있으니 참여자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아 그대로 방치해 뒀었는데 최근에 운 좋게 기회가 생겨 게임을 해 볼 수 있었다. 게임 이해도가 높은 진행자가 이끄는 한글버전 게임이라 접근하기 훨씬 용이했고 직장인이 아닌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는 참여자들이 모여서 훨씬 더 재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래는 내가 게임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글이다.




1. 많은 현금이 있어도 ‘좋은’ 자산으로 바꾸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2. 게임의 시작은 우리가 돈을 벌기 시작할 때, 게임의 끝은 우리가 은퇴할 때 => 중간에 탈출하지 못하면 정년까지 일을 해야만 한다.

3. 시장 참여자가 줄어들면(누군가가 'Rat Race'를 탈출하기 시작하면) 내가 돈을 벌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 한국의 미래 인구구조에 대입해서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4. 투자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돈이 적다고 현금만 모으고 있는 건 은퇴시기만 늦출 뿐이다.

5. 은행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자만 잘 갚을 수 있다면 문제없다. 대출을 미리 갚지 마라. 충분히 돈을 번 후 한 번에 갚고 탈출하면 된다.

6. 많이 벌수록 많이 쓴다. 이것은 진리다. 하지만 많이 벌면 투자 기회가 많이 찾아오긴 한다.

7. 경제적 자유를 이루려면 지출을 최소화하거나 충분한 수동적 소득을 만들어 내면 된다 => 경제적 자유를 위한 금액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즉,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

8. 주식, 부동산, 사업 등 투자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가진 현금이 적을 땐 주식으로 불리고 그 다음엔 부동산도 병행해서 불리는 게 안정적인 트랙이고 사업은 리스키하지만 한 번에 퀀텀점프가 가능하다 => 게임 초반일수록 성향에 맞춰 주식과 사업으로 돈을 크게 불리고 그 돈으로 수동적 소득을 만드는 투자(부동산, 배당주 등)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내 인생에 적용해서 생각해 보자.

9. [CashFlow 202]에서는 콜옵션/풋옵션/공매도/스트래들 전략까지 구사가능하다. 이 게임을 과연 해볼 수 있을까?

10. 게임은 모두 웹사이트에서도 가능하다.




게임에 참여하는 시간은 단 60분으로 길지 않았다(1분당 1년으로 총 60년의 경제활동시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 곱씹는 시간은 그 보다 훨씬 길었다. 우리의 인생이 수많은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이 되짚어 볼수록 게임에서 했던 선택들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었다.


인생의 제2막을 살아보고 있는 요즘, 그동안 내가 했던 선택들에 대해 되돌아보곤 하는데 과거의 어린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럴 수는 없는 거라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축적되어 지금의 나의 생각을 만들어 준거라고 애써 위로를 하곤 했는데 이 게임을 접하고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만약 어릴 적 내가 이 게임을 접해서 지금 가진 인사이트를 그때도 미약하게나마 가질 수 있었더라면 분명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한다. 이게 정확히 [CashFlow 101] 게임이 의도하는 바일 테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가능한 빠르게 이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해 보는 것은 분명 다른 경험으로 남을 테니 말이다.


보드 게임이라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금융교육을 하려고 했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기발함에 찬사를 보내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독자분들께서도 기회가 된다면 게임에 꼭 참여해 보길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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