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을 읽고
바로는 흔히 볼 수 있는 K(대한민국) 가장이다. 바쁜 회사 업무로 두 명의 자녀와 보내는 시간은 좀처럼 드물다. 바로에게 아이들의 존재는 목구멍의 가시 같달까. 어머니의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 납부로 공과금은 수개월 연체가 되고 만다. 도시가스에 이어 월세까지 두둑이 밀리자 사체까지 손을 벌려 그의 앞날은 까마득하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것 같은 그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쏟아진다. 그것은 바로 잊고 있었던 '할아버지의 존재'였다. 고인이 된 할아버지는 생전에 대단한 자본가였다. 할아버지는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일부를 손자들을 위해 남겨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돈보다 더 중요한 '진정한 유산'을 손자에게 전하고 싶었다. 바로와 배다른 형제, 위로는 '진정한 유산'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들은 할아버지의 진실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을까.
감정을 선택할 자유를 가진 자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장면을 통해 감정을 느끼고 자극을 받는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에는 우리의 선택이 존재한다. 그 사이 공간이 부족하다면 상황에 떠밀려 반사적인 반응을 하며 살아가게 되고 공간이 깊은 사람은 자신의 의지대로 '감정을 선택'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출근길 내가 타고 있는 버스 전방에서 사고가 났다. 사고로 인해 오늘도 '지각'을 면치 못하리라. 버스 승객 A는 생각한다. '안 그래도 늦었는데, 아침부터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회사가 너무 멀어, 이직을 하던지 이사를 가든지 해야겠어. 정말 힘들다 힘들어.' 또 다른 승객 B는 생각한다. '사고가 났군. 내가 사고 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지. 그나저나 지각하겠는데. 회사에 먼저 보고를 하고, 내일부터는 조금 더 일찍 나오도록 해야겠어. 사고 처리가 될 때까지 어제 읽다만 책을 읽어야겠다.'
A와 B는 똑같은 자극을 겪었으나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반응은 사뭇 다르다. 우리는 상황에 대해 내가 느낄 감정과 반응을 선택할 자유를 가졌다. 세상일의 다수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위의 사고처럼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뇌는 즉시 부정적인 화학물질을 몸에 전달하며 최악의 악순환을 만든다. 반대의 경우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되는 것이다. 반응을 선택할 여유가 있는 자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에도 그 상황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집비둘기는 언제나 집으로 되돌아오는 법
자극과 반응 사이 공간에 과거의 상처와 분노의 뿌리가 깊은 사람이 있다. 이럴 경우 공간이 아무리 넓어도 결국 그들은 부정의 감정을 선택하게 된다. 공간 내부의 불순물을 지속적으로 제거하고 비어있는 공간을 순결하고 고상하게 채워야 한다. 집비둘기는 언제나 집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세 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강하다는 격언을 명심하라. 내가 휘두른 칼날과 내뱉은 분노는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호의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선의를 베푸는 것이다. 하나의 긍정은 곧 만물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되리라.
진정한 자유
하루를 좌지우지하는 감정은 생각을 통해 나온다. 우리가 생각을 선택하면 감정도 통제할 수 있다. 정치, 경제, 종교 등 하루에 일어나는 일 중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은 단 1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 감정은 100퍼센트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가 내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 자유의 핵심이다. 내면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주변 상황을 바꾸는 마법의 힘을 갖는다. 그리하면 더 이상 외부 환경에 지배를 받지 않고 스스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누리는, 진정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가치
생각하지 않고 살면 현상을 유지하지만 의식적으로 인생의 운전대를 잡으면 아름다운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생각을 주관하는 사고에서 인생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긍정은 긍정을 낳는다고 했다. 영혼의 방에서 의식적으로 운전한 자는 마음에 고결한 쿠션이 자라 언어 자체가 바뀌게 된다. 보이지 않는 언어계가 바뀌면 보이는 물질계를 지배하면서 자석처럼 인생의 좋은 것들만 끌어당기게 된다.
저서는 2008년 출간된 소설을 품은 자기 계발서다. 당근과 채찍을 골고루 나눠주는 처세술이 아닌, 감동과 여운이 있는 책이다. 포근하고 아늑한 쿠션처럼 따뜻하다. 그러나 결코 부드럽지 많은 않은 바른 인생을 통찰하고 있다. 진정한 자유란 내면의 자유, 즉 선택의 자유로서 살아가는 삶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