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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Dec 03. 2024

괜찮아 나의 30대

<The 20's Manual>을 읽고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인데 필자는 20대를 훌쩍 지났다. 이거 왠지 모를 나이 제한에 걸린 기분이지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보가 발동했다.


  20대에는 성숙한 30대가 되고 싶어 뾰족구두를 신고 진한 화장을 즐겼다. 교수님의 지루한 강의보다 피드백이 분명한 알바가 더 좋았다. 공부하는 시간보다 돈 버는 시간이 더 즐거웠던 것이다. 20대 중반, 4년 넘게 연애하던 남자와 결혼했다. 진실된 사랑이 아닌, 결혼이라는 제도에 입성하면 마치 진짜 어른 딱지를 받는 줄 알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의 80%는 35세 이전에 일어난다."<The 20's Manual> 중


딱 35살이 된 나에게 뼈 때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 8할이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것인데, 아무리 과거를 추억하고 회상해도 그렇다 할 이벤트가 없다. 반듯한 명함 한 장을 위해 여전히 발버둥 치고 있는 나를 수식하는 단어는 경단녀 혹은 아줌마일 뿐이다.


 저자는 20대 때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영향력 있는 단체를 설립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네임밸류를 쌓아가고 있다. 저서는 30대에 접어든 그가 20대 후배들에게 진실된 조언을 담고 있다.


  20대는 더 무모해질 이유가 있다. 잃을 것이 많지 않은 20대는 다양한 경험과 무수한 실패를 해볼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진한 사랑과 가슴 시린 이별, 모두가 잠든 새벽 편의점 알바, 읽고 싶은 책을 무한 탐독하고 무리한 창업도 한번쯤 해보는 것이다. 20대는 넘어져도 뛸 수 있는 체력과 에너지가 무궁하다. 무한한 꿈을 펼칠 시기는 20대가 유한할지도 모른다.


 그렇고 그런 20대를 보냈다고 슬퍼할 이유는 없다. 20대에 전 세계적인 스펙을 쌓은 저자와 다르게 필자의 20대는 놀고 놀고 놀았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 이력 덕분에 지금의 나는 놀고 싶은 욕구보다는 배움에 대한 욕구가 더 크고 무엇보다 세 명의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20대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삶에 충실하는 것, 이보다 중요할 순 없을 것이다.




The 20's Manual | 우태영 | 천그루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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