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력서 취미 란에는 항상 무언가가 적혀 있다. 글을 쓰고, 렌즈에 세상을 담고, 노래를 듣고, 1년 전부터는 뜨개까지. 끊임없이 나는 무언가 하고 있는 중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건 단순한 '여가 생활'이 아니다.
지난 몇 달, 붉은 털실을 붙잡고 씨름했던 시간들을 떠올려 본다. 엉킨 실을 풀고, 실수한 단을 과감히 풀고 다시 바늘을 찔러 넣던 그 지루하고도 긴 밤들. 단지 옷 한 벌을 얻기 위해서였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하고 여기저기 사이트들을 기웃거리며 쇼핑을 했을 것이다.
내가 그 시간을 견딘 건, 내 손끝에서 천천히 자라나는 그 옷을 아꼈기 때문이다. 내 체온이 닿고, 내 시간이 스며든 그 편물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몰입이다.
나에게 사랑이란, 누군가를 안아주는 행위만을 일컫는 단어가 아니다.
하얀 백지 위에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옮겨 적는 솔직함. 무심코 지나칠 법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길가에 멈춰 서서 셔터를 누르는 다정한 시선. 그리고 계절을 꼬박 바쳐 무언가를 완성해 내는 끈기.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사랑이다.
대상에게 온전히 마음을 쏟고, 내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내가 잡고 있던 그 수많은 낮과 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가끔 사람들은 묻는다.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왜 그렇게 별 것 아닌 일에 마음까지 담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그저,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뜨개질을 하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것들에 내 마음을 나눠주고 있는 중이라고.
나의 취미는 글쓰기도, 뜨개질도 아닌, 그 모든 것에 애정을 쏟는 일
나의 취미는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