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정은지 - 바다
몇 번의 큰 고비를 넘기고,
우린 네가 가만히 누워 있을 때마다 숨을 쉬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날도 습관처럼
잠든 너의 배가 움직이는 걸 눈에 담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고요했다.
늘 조용한 집인데, 그날은 어딘가 낯선 위화감이 감돌았다.
너를 확인한다.
아니지 않을까.
아까 분명 잠꼬대하는 걸 봤는데.
몸을 만져본다.
따뜻하다.
목덜미를 짚어본다.
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손끝에 닿는 게
내 심장 박동인지 너의 것인지 모르겠다.
널 안아 심장 쪽에 귀를 대어 본다.
내 손에도, 귀에도.
어느 곳에서도 너의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네 코끝에 손가락을 대어 본다.
손이 떨린다.
병원에 가야 하나.
내가 틀린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몇 번이나 네 이름을 부르며 가슴을 확인한다.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제발, 내가 틀렸길 바라면서.
아..
이런 날이 결국 와버린 거구나.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을 다잡은 뒤
전화를 걸었다.
"......오빠 ...하늘이가."
"......"
"떠났어."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해두어서,
고통스럽지 않고 잠을 자듯 떠나서,
그래서 그렇게 아픈 이별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텅 빈 것 같다가
금세 그 구멍이 욱신거려 울기를 반복한다.
내 생애 가장 이상하고 까다로웠던 고양이, 하늘아.
네 묘생에 허락된 단 두 사람,
그 안에 나를 끼워줘서 고마워.
나중에 다시 만나.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