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이야기

오지은 -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

by 아리따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유독 선명하게 남은 밤하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내게는 스무 살의 문턱, 수능이라는 커다란 산을 막 넘었을 때의 밤이 그렇다.


휴대전화에 뜬 익숙한 번호를 반가워하며 받았다. 전화에서 들려오는 "지금 바빠?"라는 단순한 물음에 그저 "아니요"라고 답했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낯선 두물머리 강가에 서 있었다. 낭만적인 드라이브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내비게이션 대신 직감을 믿는 고집스러운 운전자 덕분에 길을 잃었고, 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하는 뜻밖의 철학적인 질문을 삼키며 겁에 질려 있었다.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땅인지 알 수 없는 적막한 공간. 그 고요를 깨는 것은 오직 "쩍, 쩌억-" 하며 얼어붙은 강이 비명을 지르듯 갈라지는 소리뿐이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내 손에 따뜻한 캔 커피 하나를 쥐어주었다. "밤이라 지금 마시면 잠 안 오니까, 그냥 손난로처럼 써."


그 사소하고도 다정한 온기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풀렸다. 긴장이 풀리자 신기하게도 눈이 서서히 어둠에 익숙해졌고, 곧 거짓말처럼 머리 위로 별무리가 쏟아져 내렸다. 스스로 몸을 태워 빛을 낸다는 별들은, 달빛보다 훨씬 선명하고 단단하게 박혀 있었다.


세상이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우리의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 시간만 조금 준다면, 당신을 비추고 있는 별들을 반드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반짝거리며 미소 짓는 당신의 별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