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기계의 정박자도, 댄스 게임의 화려한 타이밍도 나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의 이야기다.
점프 키를 눌러야 할 순간, 내 손가락은 늘 한 박자 늦게 머뭇거린다.
쏟아지는 화살표 앞에서 몸은 길 잃은 아이처럼 굳어 신발을 처음 신은 고양이처럼, 어색한 자세로 멈춰 선다.
가수인 짝꿍은 내게 ‘박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잠깐 억울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 그래서였구나.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나만의 리듬이 있다. 평소에는 느릿하게 한 코를 주워 올리는 뜨개질꾼 같다가도, 길 위에만 서면 다리에 보이지 않는 엔진이 붙는다. 키가 작으니 보폭도 작을 거라들 짐작하지만, 나는 종종 그 예상을 가볍게 벗어난다.
성큼성큼, 생각보다 멀리 어느새 먼저 도착해 한참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저 멀리서 사람들이 헉헉거리며 달려온다.
“야, 너 왜 이렇게 빨라.”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는 얼굴에는 황당함과 반가움이 함께 묻어 있다.
세상의 박자에는 자주 어긋나지만, 내가 걷는 길 위에서만큼은 나만의 속도가 있다.
나는 오늘도, 엇박으로 달리는 기관차처럼 조금 먼저 도착해, 잠깐의 여백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