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카이스트 꽃구경
오랜만에 열차 타고 봄을 맞으러 가는 길
문득 열차에 얽힌 추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어린 시절, 나는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고, 버스 타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가족들과 같이 여행(?)을 갈 때는 열차를 타곤 했다.
비둘기호 열차!
요즘 전철처럼 좌석이 배치된 열차였다.
승용차로 1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보통 3배 정도의 시간이 걸릴 만큼
덜커덩 덜커덩 소리를 내며 천천히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좋았다.
스프링 때문에 꿀렁꿀렁하던 좌석의 느낌도 재미있었고,
열차 안을 오가는 수레에서 파는 삶은 계란을 사 먹는 재미도 좋았다.
학력고사를 봤던 고3 겨울,
친구들 몇몇이 열차를 타고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탔던 열차는 통일호!
좌석이 앞을 향해 있지만 등받이를 뒤로 제치면 방향이 바뀌는 게 특이했다.
동반자가 있을 때는 네 명이 마주 앉아 가기에 참 좋았다.
중앙선을 타고 안동 하회마을, 안동댐을 구경하러 갔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하고,
주말에 집에 내려갈 때는 주로 탔던 열차는 무궁화호!
무궁화호가 가격이 싼 때문이었는지,
새마을호처럼 빠른 열차가 없어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요즘같이 인터넷으로 쉽게 표를 예매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어서
금요일에 퇴근하고 열차를 타면 늘 입석이었다.
3시간 넘는 시간을 피곤한 몸으로 의자에 기대기도 하고,
신문지를 깔고 바닥에 앉기도 하며 다녔었다.
회사에서 지방 출장을 가던 날 탔던 열차는 새마을호!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후 늦게 출발해서 저녁에 기차를 탔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새벽이었다.
여관에 들어가기는 아깝고, 싸우나 같은 데를 가려고 하니
낯선 도시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여관에 가서 샤워를 하고 업무를 봤던 기억이 난다.
고속열차 KTX가 보편화된 요즘,
새마을호로 3~4시간 달리던 거리를 1시간 남짓 달리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 참 편하다.
그런데 어린 시절 열차를 탔을 때의 꿀렁거리는 좌석처럼 설레던 느낌은 온데간데없다.
봄꽃이 어느새 지고 있다.
엊그제 핀 것 같은데, 요즘 세대의 유행만큼이나 잠시 보여 주고
금방 떠나는 봄꽃을 붙잡아 놓을 수 없음이 참 아쉽다.
꽃비가 흰 눈처럼 날리는 풍경 속에서
봄은 또 한 장의 추억의 페이지가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