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시대의 댓글 시집
2010년부터 각 뉴스 댓글에 뉴스 내용을 보고 시를 쓰는 시인이 있었다.
필명 제페토.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살아있는 인형 피노키오를 만든 인형 장인의 이름을 필명(닉)으로 쓰는 그 시인의 시는 소소하게 네트워크 상에서 조그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한 청년이 용광로 속에 떨어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뉴스에 달린 시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퍼져 나갔다.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그 쇳물 쓰지 마라’ 전문
Read more: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56744.html#csidx50710b71691e971a73bf4b923a69b33
그리고 아직도 정체를 모를 그 '댓글 시인'의 시를 모은 책이 바로 이
'그 쇳물 쓰지 마라'다.
시들을 읽다 보면
바쁜 클랙슨 소리와 회색빛 일상에 치여 지친 우리가 잊고 있던 무언가를
가슴속 깊은 곳에서 다시 떠오르게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