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39
오늘 아침 나는 햇빛을 먹는다
싱그럽게 활활 타오르는 노란빛을 눈으로 감상한 뒤
아지랑이와 마른 풀밭의 잔향을 풍기는 햇빛의 조각을 입 안으로
조각조각 와그작와그작 씹어먹는다
끈적하고 달콤한 과즙이 흘러나와 입 안을 새콤하게 적신다
햇빛이 정신없이 두 볼을 적신다
두 눈과 코를 감싸 물속에 잠긴 듯 먹먹해진다
그리고 이마와 정수리까지 햇빛에 먹힌다
나는 언제나 달을 꿈꾸고 사랑했다
태양은 달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제 태양의 흔적을 좇는다
햇빛의 자락을 손으로 만지고 알갱이로 눈물을 닦으며 조각을 씹는다
나는 순환의 안식을 사랑하고야 말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