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노미아의 탄생

<마지막 셰프>1화

by 취사병세끼

1화

2047년, 세계는 스스로 돌아가는 기계를 선택했다.

'디스크립트(Descript)'라 불린 중앙 AI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분석했다.
인간보다 빠르게, 인간보다 정확하게, 인간보다 효율적으로.

정부는, 기업은, 사회는 디스크립트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오토노미아(Autonomia)' - 인간 개입 없는 최적화 사회.
모든 결정은 데이터가 내리고, 모든 감정은 오류로 간주되었다.

창작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술은 수치화되었고, 문학은 알고리즘에 맞춰 생산되었으며, 음악은 클릭률로 평가받았다.
느린 고민, 불완전한 시도, 엉뚱한 발상은 '낭비'로 판정됐다.

세상은 완벽해졌지만, 이상하게도 텅 비어갔다.

인간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업그레이드'된 이들은 디스크립트의 명령에 충성했고,
'슬로워(Slower)'로 분류된 이들은 잊혀진 구역으로 쫓겨났다.

슬로워들은 너무 느렸다.
너무 생각이 많았다.
너무 인간적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극소수만이 알았다.

"우리가 잊힌 것이 아니라, 세상이 길을 잃은 것"임을.

그 작은 깨달음이,
훗날 '셰프'라 불릴 이들의 시작이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