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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이 가장 극찬받은 메뉴

by 취사병세끼

안녕하세요. 취사병세끼입니다.

오늘은 돼지고기김치찌개를 60인분으로 준비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군대에서 김치찌개는 밥상 위의 단골 메뉴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더 깊고 진한 맛을 낼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일이 잘 풀리진 않았습니다.

돼지고기를 한참 볶아낸 뒤, 잘 익은 김치와 함께 물을 부어 끓이기 시작했어요. 김치가 잘 익어서인지 국물 색깔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붉은빛을 띠고 있었죠. 기대에 부풀어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봤는데, 순간 멍해졌습니다. 국물이 너무 싱거운 겁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60명 대원의 입맛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됐죠.

우선 간장을 몇 국자 추가하고, 고춧가루를 한 움큼 넣어 매운맛을 살렸습니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듯해 다시다를 살짝 추가해 감칠맛을 더했어요. 이제는 팔팔 끓여야 할 차례.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불 조절에 신경 쓰면서 약 30분 동안 끓였더니 김치와 돼지고기의 맛이 국물에 제대로 배어들었어요. 다시 한 번 국물을 떠먹어 보니, 이건 성공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배식대에 돼지고기김치찌개를 올리자마자 대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와, 이거 진짜 제대로 끓였네요!” “이 국물 밥에 말아서 몇 번을 더 먹어도 안 질리겠어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어요. 실제로 한 그릇만 먹고 가는 대원은 거의 없었고, 몇몇은 두세 번씩 가져다 먹으며 “이거 오늘 대박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런데 기분 좋게 배식을 마친 뒤, 주방으로 돌아오니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찌개를 끓였던 가마솥 바닥이 새까맣게 타 있었어요. 깊고 진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 오래 끓였던 게 문제였던 거죠. 주걱과 물로 가마솥을 닦는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손목은 아팠지만, 대원들의 반응을 떠올리니 뿌듯함이 밀려왔어요.

돼지고기김치찌개는 간단해 보이는 메뉴지만, 간 맞추기부터 끓이는 과정까지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요리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정성은 결국 맛으로 돌아오더군요. 다음에도 이 찌개를 대원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벌써 기대가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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