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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로 Jul 22. 2021

01|내가 괴물인가요?

#1. 세상 밖으로





보통의 부모님들은 자식의 탄생이 기쁨의 순간이라면 나의 부모님은 애통의 순간이었을까.

  

  1992년 6월 15일, 나의 엄마는 노산의 나이로 힘겹게 제왕절개를 하여 나를 낳았지만 나는 손과 발에 장애를 안고  기형아로 세상 밖에 나오게 된다. 내가 6살이 되었을 무렵, 그때 당시 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 나를 낳고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까지 엄마는 자신의 딸이 기형아로 태어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힘든 출산으로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던 터라 그 사실을 바로 알리기엔 상태가 더 악화될까 염려되어 아빠가 병원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당분간 비밀을 부탁하였고 다들 쉬쉬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던 엄마는 자신이 낳은 사랑스러운 딸을 안고 퇴원하기만을 기다렸고 그렇게 손꼽아 기다렸던 날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것이다.


  그날에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나는 감히 그 감정을 헤아릴 수도 없다. 아직은 어렸던 나이에 그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내 존재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장애를 안고 태어난 것이 내 탓이라 여기며 매일매일 나를 책망하며 살고 항상 엄마의 눈치를 살피는 아이가 되었다. 그저 나는 오롯이 사랑받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존재의 이유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엄마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만이 가득 담길 수 있을지..


나는 매일 생각하고,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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